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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M&A 경쟁과 패닉 바잉 [thebell note]

박시은 기자공개 2021-04-26 08:00:4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0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발 M&A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나온다. 올초 네이버의 북미 최대 웹툰업체 왓패드 깜짝 인수 소식이 나오기가 무섭게 카카오는 글로벌 웹소설 업체 래디쉬와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 경영권 인수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카카오는 또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도 인수할 예정이다. 풍부한 자금력을 무기로 두 회사 모두 경쟁적으로 동시다발 투자에 나서는 분위기다.

기업의 M&A는 단번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효율적인 투자 활동이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무작정 해외에 진출하기 보다 현지에서 어느정도 기반을 갖춘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M&A는 한 번에 큰 비용을 지출해야하는 만큼 의사결정에 앞서 두 수, 세 수 앞을 내다봐야 한다. 진짜 중요한 과제는 M&A가 완료된 뒤부터 시작된다. 투자 전 아무리 큰 시너지가 예상됐다고 해도 기존 사업과 제대로 통합되지 못하면 M&A는 실패한 투자에 지나지 않는다.

국내 기업들 간 M&A도 서로 다른 조직문화 등의 문제로 합병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물며 다른 국가의 기업을 인수하는 크로스보더 딜은 더욱 쉽지 않은 선택이다. 실제로 자문사들이 협상과정에서 가격만큼 신경 쓰는 부분이 인수 후 PMI 전략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들어 단행한 투자활동의 상당부분이 아웃바운드 딜이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몇 년간 전문 투자인력을 영입하며 M&A 역량을 키워오긴 했지만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적으로 투자하다보니 다소 섣부른 움직임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의 행보를 보면 한 회사를 인수한 후 PMI 작업이 완료되기도 전에 또 다른 회사에 투자를 단행하는 경우가 잇따랐다.

게다가 현재 추진 중인 M&A 중 일부는 자문사도 없이 자체적으로 모든 과정을 소화하고 있다. 통상 크로스보더 딜에서는 PMI를 의식해 국내 자문사와 함께 현지 해외 자문사를 동시에 선임하곤 한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다소 짧은 간격을 두고 앞다퉈 투자와 인수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PMI 과정상 예상치 못한 진통이 수반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문어발식 M&A로 덩치를 불렸다가 그룹 전체가 수렁에 빠졌던 사례를 시장은 적잖게 목도해왔다. 경쟁력 있는 회사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세를 확장하는 것 못지 않게 PMI를 비롯한 내실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이제는 '인수' 보다는 '통합'에 시선을 돌려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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