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레저사업 점검]부영그룹, 코로나19 특수에도 제주 골프장 희비교차명문구장 각축전, 엇갈린 성적표…리조트 전반적 열세 지속
신민규 기자공개 2021-04-29 10:36:37
[편집자주]
호텔, 골프장, 리조트 등으로 대표되는 레저사업은 건설사 신사업으로 주목받았던 영역 중 하나다. 주 52시간제와 온화한 기상여건 덕에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분류되지만 코로나19를 전후로 경영환경은 급격하게 변했다. 위기 속에서 사세를 오히려 확장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투자를 멈추고 관망하는 곳도 나타났다. 더벨이 변화무쌍한 레저사업 현장과 사별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6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그룹은 본업인 임대주택사업 외길을 걷다가 신규사업으로 레저에 발을 들였다. 주로 경영난에 빠진 골프장이나 리조트를 저가에 인수해 개발하는 형태를 취했다.골프장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업계 전반적으로 특수를 누렸다고 하지만 부영그룹은 전국 각지에 사업장을 둔 만큼 실적도 다소 엇갈렸다. 각광을 받았다는 제주지역에서조차 실적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정도였다.
리조트 역시 전반적인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사업장별로 다른 성과를 냈다. 사업장 입지를 비롯해 그룹 차원의 지원 유무에 따라 차별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더클래식CC, 흑자전환 성공…부영CC, 완전 자본잠식 속 계열지원 의존
제주지역은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방문객 급감으로 카지노가 죽을 쒔던 반면 골프장은 국내 이용객 덕에 각광을 받았다.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탓에 하반기로 갈수록 특수를 누렸다.
부영그룹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에 부영CC와 더클래식CC를 보유했다. 서로 인접한 곳에 위치한 두 골프장은 지난해 상당히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더클래식CC는 지난해 4년만에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9년까지 당기순손실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코로나19 이후 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더클래식CC에서 4.4㎞ 떨어진 제주 부영CC는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32억원에 더해 그간 계열사에 빌린 차입금을 갚느라 이자비용으로 104억원이 추가로 들어갔다. 136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제주 부영CC는 지난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결손금이 누적된 탓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0억원을 기록했다. 2008년 이후 수년간 자본잠식과 완전 자본잠식을 오갈 정도로 재무여건이 악화됐다.
올해도 부영CC에 대한 계열사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 이달 동광주택으로부터 단기차입금 명목으로 40억원을 빌렸다. 동광주택은 일부 차입금에 대해선 만기연장도 결정했다. 동광주택에 대한 차입총계만 1426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선 제주 명문 골프장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두 골프장이 다소 열세인 상황으로 평가했다. 계열사 지원이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실적 개선을 위해선 그룹 차원의 노력이 뒤따라야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제주 부영CC는 부영그룹이 임대주택 외길을 걷다가 처음으로 개장한 골프장이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부실 골프장이 속출하자 이를 기회로 삼아 2008년 개장했다. 이중근 부영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남광건설산업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부영주택 산하 '마에스트로CC' 압도적…리조트 적자폭 차별화
부영주택 산하 골프장 중에선 천원종합개발이 운영하는 마에스트로CC가 단연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리조트는 업황부진에 코로나19로 영업일수까지 줄어든 탓에 예상대로 부진이 이어졌다. 다만 적자폭은 골프장과 마찬가지로 사업장별로 차이가 있었다.
마에스트로CC는 2019년에도 45%대 영업이익률로 파죽지세 성과를 보인 곳이다. 당시 매출 115억원에 영업이익 52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30억원에 영업이익 7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7%에 달했다. 경기도 안성에 있어 서울 근교라는 장점 덕분에 인기가 많다.
종속사 중에선 리조트 업체 타격이 컸다. 무주덕유산리조트의 외형은 5년전 500억원대를 넘었지만 이제는 400억원을 하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은 328억원까지 떨어졌다. 순손실은 138억원에서 218억원으로 불어났다.
강원도 태백에 위치한 오투리조트 역시 부진하긴 했지만 적자폭은 크게 줄였다. 지난해 매출이 104억원으로 코로나19 환경에도 외형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순손실도 34억원에서 13억원으로 절반으로 줄였다.
실적별로 보면 콘도사업과 스키장, 부대업장의 부진을 골프장이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장에서만 6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동시에 매출원가율도 96%에서 78%로 줄이는 노력이 이어졌다.
시장에선 오투리조트가 상당히 외진 곳에 위치했음에도 골프 패키지를 통해 가성비 높은 상품을 내놓은 덕에 골퍼를 유치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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