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베 1800억 사모펀드 강수…'레포+공모주' 전략 은행채 기초자산 200% 레버리지…빅딜 IPO 타깃
양정우 기자공개 2021-04-30 08:08:29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9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 레포(Repo·환매조건부채권 거래)와 공모주 투자를 결합한 대규모 사모펀드를 결성했다. 200%의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레포 전략을 토대로 공모주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얻는 구조다.29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최근 '현대인베스트먼트 레버리지공모주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 제1호(이하 레버리지공모주 제1호)'를 18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출자자를 모집해 펀드 조성을 마무리했다.
레버리지공모주 제1호는 일단 레포펀드가 기본 구조다. 초우량 채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레버리지를 통해 채권 이자(기초자산 쿠폰) 이상의 수익을 창출한다. 기초자산인 채권을 담보로 RP 시장에서 현금을 차입(레포 매도 포지션)한 후 다시 채권을 사는 방식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킨다. 이 작업을 반복해 200% 수준의 레버리지를 달성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레버리지로 끌어올린 채권 수익에서 전체 차입 이자(레포 이자)를 차감한 것이 레포 전략의 최종 수익률이다. 향후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AAA'급 은행채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 19일 기준 은행채(3년물)의 연 이자율은 1.223%를 기록했다.
통상 레포펀드는 레버리지 효과가 유일한 추가 수익이다. 하지만 레버리지공모주 제1호는 여기에 공모주 투자 전략을 가미하기로 했다. 펀드 규모가 2000억원에 근접해 몸집이 여느 공모형 공모주펀드에 뒤지지 않는다. 우선배정 혜택은 노릴 수 없지만 일반 공모주펀드와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은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크래프톤을 비롯해 카카오그룹(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현대자동차그룹(현대엔지니어링), SK그룹(SKIET) 등이 조 단위 IPO를 준비하고 있다. 공모 규모가 역대 최대치인 데다 IPO마다 흥행에 성공하고 있어 공모주펀드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레버리지공모주 제1호는 레포펀드 기반이기에 금리 변동성이 최대 리스크다. RP 시장에서 현금을 차입하는 만큼 최종 수익률이 기준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만일 기준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에서 마이너스 항목인 차입 이자가 그대로 늘어나는 탓이다. 이 때문에 거시경제 흐름을 진단해 금리 향방을 읽는 게 레포펀드 매니저의 역량으로 꼽힌다.
WM업계 관계자는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은 당분간 기준금리의 상승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글로벌 각국에서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코로나19의 전면적 종식을 속단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0.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로 인하한 후 11개월째 동결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과 투자 등 실물경제 지표가 회복하고 있지만 팬데믹에 따른 경기 위협의 변수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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