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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운용, 반도체펀드 신한·하나은행 창구 '뚫었다' [Fund Watch]반도체 투자 상품 수요 증가…누적 50% 성과 앞세워 은행 공략 '적중'

김진현 기자공개 2021-05-07 08:01:29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4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리자산운용의 반도체펀드가 시중은행 두 곳을 판매사로 확보했다. 반도체 섹터 주가 상승을 점친 고객들이 관련 상품을 찾는 문의가 늘면서 은행 판매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리자산운용이 지난해 설정한 '유리필라델피아반도체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각각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창구를 통해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2월 나온 이 상품은 주로 증권사를 통해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었다. 유안타증권 , DB금융투자 , 한국포스증권 , 한국투자증권 , 현대차투자증권 , IBK투자증권 , 미래에셋대우 , 유진투자증권 , SK증권 , 키움증권 , 부국증권, KB증권 등에서 해당 펀드 가입이 가능했다. 은행 판매사 중에선 농협은행만이 이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해당 펀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Index)'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다. 필라델피아 증권거래소가 1993년부터 산출하고 있다. 인텔, 퀄컴, 엔비디아, TSMC 같은 반도체 기업이 해당 지수 구성에 포함돼 있다.

해외 상장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중 대표적인 블랙록의 'iShares PHLX Semiconductor ETF(Soxx)'과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국내 투자자가 손쉽게 해당 지수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이 상품을 내놨다.

유리자산운용은 1년 넘게 해당 상품 출시를 위해 공을 들였다. 직접 필라델피아증권거래소와 지수 사용 계약을 맺고 펀드 출시를 준비해왔다.

본래 해외 주식 거래에 능하지 않은 은행 판매 고객을 겨냥해 펀드를 만든 셈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해당 펀드를 판매하기로 하면서 은행 판매사가 총 3곳으로 늘게 됐다. 투자자들은 각각 환 노출형과 환 헤지형 상품 2종 중 선택해 가입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택 근무 등이 증가하면서 서버 구축 및 개인용 컴퓨터(PC) 등에 활용되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 차량 개발을 위한 차량용반도체 및 가상화폐 채굴을 위한 그래픽카드 수요 증가 등도 반도체 시장 활황에 불을 지핀 요인이다.

*유리필라델피아반도체인덱스(H) 누적 성과 추이
투자자의 가입 문의가 늘면서 은행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덕분에 단기간에 주요 시중은행 두곳을 판매사로 확보할 수 있었다. 유리자산운용으로선 큰 규모의 상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환 헤지형 상품은 443억원, 환 노출형 상품은 170억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및 사모펀드 사고로 은행들이 공모펀드에도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종합 자산운용사들도 은행 판매사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대체로 증권 판매사 등을 통해 1년 이상 판매된 상품 중에서 운용 규모가 적정 수준 이상이며 트랙레코드가 우수한 상품을 낙점해 가판대에 올리고 있다.

유리필라델피아반도체펀드는 설정 이후 약 51.2%(환 헤지형 53%)의 누적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펀드의 우수한 트랙레코드가 은행 판매사를 확보할 수 있던 비결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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