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디어 인수주체 변경, 막바지 심사 영향은 공정위 '경쟁제한성' 초점 vs 과기부 '지배구조' 영향 고려
최필우 기자공개 2021-05-21 08:15:39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KT스카이라이프를 대신해 현대미디어 인수를 추진하면서 심사 막바지 변수가 생겼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제한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인수주체 변경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배구조상 KT스카이라이프 독립성 확보를 강조해 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입장에 따라 변경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공정위 "경쟁제한성' 영향 요인 아니다"
20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현대미디어 인수 주체를 변경을 논의하고 있다. 공정위와 과기부는 신청이 접수되면 변경 가능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와 과기부는 동시에 현대HCN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간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후 과기부 공공성 심사, 대주주 변경 승인 순으로 진행됐으나 방송통신 M&A 관계기관 협의체가 출범하면서 심사 양대 축이 동시에 절차를 밟는 게 가능해졌다. 다만 기대와 달리 심사 기간을 비약적으로 단축하진 못하고 있다.
여기에 KT가 돌연 현대미디어 인수 뜻을 표하면서 검토 사안이 늘었다. 당초 KT는 현대HCN과 현대미디어 인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올해 콘텐츠 그룹사 수직계열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대미디어가 필요하다는 견해에 힘이 실렸다.
공정위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표하진 않았으나 인수주체 변경이 심사에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란 기류가 강하다. 공정위는 경쟁제한성 심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대HCN과 현대미디어가 매각되면서 유료방송 시장 경쟁을 저해시킬지 여부를 따지는 게 핵심이다.
공정위에선 KT스카이라이프 대신 KT가 현대미디어를 인수한다고 경쟁제한성이 심화하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보기 때문에 인수주체 변경에 큰 의미가 없다는 논리다.
공정거래원회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는 KT 기업집단에 속해 있기 때문에 경제적 실체가 같다고 본다"며 "변경 신청이 들어오면 검토는 하겠지만 허가 여부를 가를 만한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기부, 스카이라이프 독립성 강조
과기부는 공정위와 입장이 다소 다를 수밖에 없다. 심사 단계에 '공공성 심사'가 있어 M&A가 유료방송업계와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다. KT 그룹 내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도 검토 대상에 포함되는 셈이다.
과기부는 지난해 12월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사업을 재허가하면서 지배구조 관련 조건을 부과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수가 과반이어야 하고, 사외이사는 과거 3년 이내해 주요주주사와 계열회사 임직원으로 재직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이는 KT의 이사회 지배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KT는 임원을 KT스카이라이프 비상무이사로 등재하거나 전직 계열사 임원을 사외이사로 기용하고 있다. 과기부는 위성방송 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가 공공성을 확보하려면 KT 영향력이 제한돼야 한다고 봤다. 이 조건을 의식한 KT는 올해 기타 비상무이사 수를 1명 줄이고 사외이사 과반 조건을 충족시켰다.
이같은 기조를 감안하면 과기부가 이번 인수주체 변경이 양사에 미칠 영향을 살펴볼 여지가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인수주체 변경으로 인한 영향은 KT로 최다액출자자 변경이 가능한지를 검토한 후 M&A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때 따져봐야할 문제"라며 "지배구조상 문제도 논의 되겠지만 아직 KT 신청이 접수되지 않아 검토 범위를 구체화하는 건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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