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씨유메디칼, 대주주 지위 걸고 베팅 '공모 영향은'①나학록 대표, 지분율 7%대 희석…15% 이상 실권 시 '상상인' 대주주 등극
박창현 기자공개 2021-05-28 08:17:01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6일 14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심장 충격기 전문 제조기업 '씨유메디칼'과 창업자 나학록 전 대표이사가 자본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입된 자금으로 채무를 상환하고 운영자금을 확보해 반전 기회를 잡겠다는 각오다. 나 전 대표의 지분율이 워낙 낮아 자칫 공모 과정에서 대주주가 변경될 수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도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모집 물량 가운데 15% 이상 실권주가 발생하면 대주주가 주관사인 상상인증권으로 변경된다.씨유메디칼은 최근 196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두 달 뒤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하고, 청약 절차도 동시에 진행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8월4일이다.
씨유메디칼이 대규모 증자에 나서면서 대주주 측 투자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씨유메디칼 최대주주는 지분 9.25%(249만 여주)를 보유한 나 전 대표다. 주주 배정 원칙에 따라 기존 주주는 소유 주식 1주당 0.5582주의 신주를 받을 수 있다. 나 전 대표는 139만3211주를 배정받았다.
하지만 개인 자금 사정 탓에 전량 청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내놓은 타협안이 '최소 50% 이상 청약'이다. 미청약 물량 만큼 지배력 약화가 예상된다. 실제 50% 청약 시 나 전 대표 지분율은 7.61%로 낮아진다. 여기에 과거 발행한 전환사채까지 주식으로 전환되면 추가 희석이 불가피하다. 박상현 씨와 박귀례 씨 등 특수관계자 보유분까지 합하더라도 전체 지배력은 7.81%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워낙 지분율이 낮다 보니 최악의 경우 공모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변경될 수도 있다. 이번 유상증자의 대표 주관사는 상상인증권이다. 상상인증권 관계사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이미 씨유메디칼 10회차 전환사채의 사채권자다. 전환권 행사 시 120만여주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여기에 이번 유증 때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하면 상상인증권이 해당 물량을 모두 떠안게 된다.
수치상 공모 물량 가운데 14.5% 이상 실권이 발생하면 상상인증권 측 보유 물량이 337만여주(7.81%)까지 늘어나 나 전 대표와 특수관계자 지분율을 넘어서게 된다.
물론 상상인증권이 의도적으로 실권을 유도해 최대주주 등극을 노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해당 물량을 떠안기 위해 자체 자금을 투입해야 하고 관리 리스크까지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실상 경영권이 없는 주식이라 사후 처리에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다만 최대주주 변경 리스크를 떠안고 유증 절차를 밟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존 주주들의 청약 참여 결정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씨유메디칼 역시 증권신고서를 통해 대주주 변경 가능성을 투자 위험 요인으로 기재하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이 기업 신뢰도와 주가 흐름에 악영향을 끼치는 등 장기적 발전 저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씨유메디칼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대규모 실권이 발생하면 주관사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최악의 상황일 뿐 공모 절차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 지분은 낮지만 이사회와 전문 경영인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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