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ESG 등급 분석]ESG 걸음마 뗀 농심, '지배구조' 성적 반전 이룰까여성 사외이사선임·전자투표제 등 개선 노력, S부문 'A' 등급 우수

김은 기자공개 2021-05-28 08:17:50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6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식품업체 도약을 꿈꾸고 있는 '농심'의 ESG 경영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올해 신동원 체제가 본격화하며 2세 경영에 접어든 만큼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각 분야에서 ESG 경영역량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올해 첫 여성 사외이사 선임, 장기재직 사외이사 교체, 전자투표제 등 노력은 그간 약점으로 꼽혀온 지배구조부문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ESG 전담 조직 미비와 내부 거래 비중이 다른 경쟁업체 대비 높은 점 등은 향후 풀어나가야하는 과제로 꼽힌다.

◇사회·지배구조 등급 개선 성공, 내부거래 비중 축소 과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농심의 2020년 ESG 평가 통합등급은 'B+'다. 2019년 C등급에서 한 단계 올라섰다. 각 부문별로 살펴보면 △환경(E) B+ △사회(S) A △지배구조(G) B 등급을 각각 획득했다.

환경(E)은 2019년과 동일한 B+등급을 받았으며 사회(S)는 A로 B+에서 한 등급 개선됐다. 2019년 D등급이던 지배구조(G)는 두 단계 오른 B등급을 받았다.

KCGS는 지배구조부문의 경우 크게 주주권리보호, 이사회, 감사기구, 공시 등 4개 부문으로 크게 분류해 평가한다. 기업이 주주권리 보호 장치를 얼마나 잘 갖추고 있는지 여부와 기업 소유구조, 특수관계인간 거래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등급을 부여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지난해 농심의 경우 지배구조 평가 요소 가운데 이사회와 감사기구 항목에서 다른 기업 대비 높은 점수를 얻어 등급 개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지배구조는 ESG 평가 항목 가운데 가장 부담이 되는 항목이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게 발목을 잡고 있다.

농심은 원료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단계를 ‘수직계열화’하고 있다. 주력 상품인 라면은 농심, 포장지는 율촌화학, 라면 수프는 태경농산이 담당하는 등 계열사 간 밀접한 내부거래 구조다. 특히 태경농산의 경우 지난해 매출 3500억원 중 2000억원이 내부거래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내부거래를 줄이고 비롯해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농심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 여부에서 자유롭지만 사회적 시각을 고려해 내부거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6년이상 장기재직한 사외이사들을 교체하는 등 이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 확보하는데 많은 노력을 쏟았다.

또 전자투표제를 처음으로 도입하고 '주주친화 정책'에도 한발 앞장섰다. 전자투표제는 주총이 열리기 전 열흘간 주주들이 온라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 대표 주주 친화정책으로 꼽힌다.

◇농심철학 바탕 '사회공헌활동' 추진,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 등 친환경 경영

사회(S)부문의 경우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덕에 가장 우수한 성적을 받고 있다. 농심은 '내가 가진 좋은 것을 나누고 함께 행복을 추구한다'는 '농심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다.

2007년 3월 사회공헌단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농심사회공헌단은 운영 위원회와 사업장별로 사회공헌단을 꾸리고 있다. 각 사업장별로 연간 활동 계획을 수립해 지역 내 불우시설과 단체에 제품 기부와 봉사활동을 펼친다.

대표적인 예가 백혈병소아암 환아지원 나눔활동이다. 2018년부터 백혈병소아암 환아들을 돕기위해 백산수 지원을 시작했고 소아용 마스크를 기부해오고 있다. 국산 원재료를 사용하면서 농어가와 상생하고 있는 것도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꼽힌다.

농심은 협력사의 성장이 곧 농심의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동반성장을 중시해왔다. 120개 중소 협력사들에 대해 금융지원은 물론 기술지원, 환경위생지원 등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환경(E)부문에서도 2019년부터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심은 2000년 전체 공장에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을 도입하고 녹색경영의 기틀을 다졌다.

환경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및 배출권거래제를 이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4년부터 각 공장별로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설정하고 절감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19년에는 안양, 안성 등 국내공장 전체를 대상으로 녹색기업 지정을 받았다. 녹색기업은 지방 환경청에서 환경오염물질의 감소, 자원과 에너지 절감 등 환경 개선에 기여한 친환경 사업장을 지정하는 제도다. 녹색기업 심사 과정에서 적극적인 투자로 환경 오염물질 저감에 기여하고 지역 환경 보전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페트병 경량화와 컵라면 용기재질 변경도 추진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하기 위해 백산수 500㎖ 제품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을 13.5% 줄였다. 페트병 경량화를 통해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기존 대비 440톤 이상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공조설비 통합관리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저감시키는 보일러 설치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올해에도 라벨없는 백산수 출시 등 환경 관련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라벨 백산수는 음용 후 라벨을 떼어내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인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40톤의 라벨용 필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농심이 글로벌 식품 기업 도약을 위해서는 이에 맞는 ESG 경영 체계 확립과 전담 조직 설립 등의 노력을 펼치며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농심그룹 관계자는 "이사회·경영진·사외이사 모두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갖추도록 지배구조를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친환경적 경제활동과 적극적인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 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하고 지역 발전에 기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