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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새 신용평가시스템 실험 착수 통신 데이터 등 비금융 정보 활용, 관련 대출상품도 출시

김민영 기자공개 2021-06-15 07:51:11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4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시스템(Credit Scoring System·CSS) 실험에 나섰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주도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CSS를 시중은행이 도입하면서 은행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통신 데이터를 반영한 새 CSS를 이달 중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부,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신파일러(thin-filer·금융이력부족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 출시에 앞서 CSS를 개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파일러는 서류가 얇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신용을 평가할 수 없을 만큼 금융거래 정보가 거의 없는 사람을 말한다. 금융이력부족자라고도 한다. 이들은 기존 시중은행의 CSS로는 낮은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대출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KB국민은행의 이번 CSS는 통신료 납부이력, 이용패턴, 로밍 등 통신 정보를 금융거래 정보와 융합해 개인 상환능력을 평가한다. KB국민은행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서 통신 데이터를 금융에 직접 접목하게 된 것이다.

이 CSS 적용 대상은 제한적이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사업인 리브엠(Liiv M) 가입 고객이다.

새 CSS를 적용한 대출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리브엠에 가입하려는 고객 전용 ‘단말기구매자금대출’을 선보인다. 현재 리브엠은 이른바 자급제폰(온라인 쇼핑몰, 대형마트, 가전매장 등에서 공기계를 구입한 휴대전화)이 있는 고객만을 대상으로 영업했는데 이 대출상품이 나오면 기계 값 부담 없이 리브엠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조달비용이 저렴한 은행의 장점을 살려 낮은 수준의 대출금리를 책정할 방침이다. 기존 통신 3사(SKT, KT, LG유플러스)의 단말기 할부금 이자는 연 5.9% 수준이다. 이 대출상품의 금리는 연 3~4%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주부, 대학생 등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브엠은 금융당국의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따라 2019년 10월 ‘국내 1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서 출시됐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알뜰폰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이날까지 약 1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당초 예상보다 가입자가 적지만 지난 4월 금융당국으로부터 2년 간의 사업 연장 승인을 받으면서 다시 활력을 띄고 있다. 월 3만원대 저렴한 5G 요금제 출시와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객에게 할인을 해주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펴고 있다.

이번 KB국민은행의 새 CSS는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도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의 CSS 개선 경쟁이 신파일러나 중·저신용자의 대출 길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은행은 이미 대주주가 확보한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CSS를 구축해 놓았다. 더불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확대를 위해 머신러닝,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CSS를 고도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휴대전화 소액결제, 카카오페이 결제 정보를 활용하는 등 평가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개인사업자의 매출도 CSS에 넣어 분석한다. 건강보험료 납부, 연말정산 등 공공정보도 활용할 계획이다.

KT가 대주주인 케이뱅크는 KT 통신정보, 비씨카드 결제이력 정보를 활용해 금융이력이 부족한 고객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토스뱅크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고객 정보와 햇살론 등 중·저신용자 금융상품의 고객 정보를 반영한 CSS를 구축 중이다. 오는 9월 영업개시와 함께 선보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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