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수출입은행, 변동성 뚫고 만기·금리 다 잡았다20억달러 발행, 20년 초장기물 포문…FOMC 이후 첫 딜, 이정표 세워
피혜림 기자공개 2021-06-24 13:39:2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3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2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SEC Registered) 발행했다. 이번 딜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첫 한국물이다.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고조됐던 시장 변동성을 극복하고 가뿐히 조달에 성공한 모습이다.이번 딜로 한국수출입은행은 한국물에 대한 굳건한 해외 투심을 입증했다. FOMC 정례회의 이후 미국 국채금리가 흔들리는 등 조달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한국수출입은행은 발행 재개 기류 및 금리 안정세 등을 포착해 조달 포문을 열었다.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20년물을 발행해 차입구조 장기화와 저금리 조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FOMC 발 변동성 고조, 다시 열린 한국물 조달길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달 29일(납입일 기준) 20억달러어치 글로벌본드를 찍는다. 22일 아시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54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3년과 5.5년, 20년으로 각각 7.5억달러, 7.5억달러, 5억달러씩 배정했다.
이번 딜은 FOMC 정례회의 이후 첫 한국물 발행이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이달 FOMC 정례회의에서 2023년까지 1~2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드러나자 미국 국채금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수bp씩 금리가 움직이자 글로벌 이슈어들은 섣불리 발행에 나서지 못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과감히 조달에 나섰다. 21일 미국 시장에서 신규 발행물이 등장하는 등 발행이 재개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22일 곧바로 북빌딩에 착수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크레딧물로는 사실상 첫 시도로, AA급 크레딧과 한국물로서의 위상을 바탕으로 벤치마크 역할을 자처했다.
투심은 뜨거웠다. 5.5년물에 21억달러가 집계돼 흥행을 이끌었다. 3년과 20년물에는 각각 18억달러, 15억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당초 계획했던 15억달러 이상의 조달 규모를 20억달러까지 늘릴 수 있었던 배경이다.
특히 이번 딜에는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국제기구 등 글로벌 우량 기관의 관심이 높았다는 후문이다. 꾸준한 발행과 AA급 크레딧, 한국 국책은행으로서의 위상을 바탕으로 안정성을 인정받아온 점이 주효했다. 한국물 위상 제고에 힘입어 양질의 참여 기관들이 투자 관심을 높이는 모습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국가 신용등급과 동일한 등급을 적용받는다. 무디스와 S&P, 피치는 한국수출입은행에 각각 Aa2, AA,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20년물 첫 도전, 차입 장기화·저금리 모두 잡았다
이번 발행으로 국내 금융기관 최초의 20년물 달러채가 한국물 시장에 등장하기도 했다. 20년물의 경우 그동안 금리 기준점으로 삼을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가 없어 발행이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미국이 1986년 이후 처음으로 20년물을 찍어 조달길이 열렸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같은 상황을 포착해 초장기물 발행에 도전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 자금을 낮은 금리로 마련할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 역시 앞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발행으로 차입구조 장기화와 저금리 조달을 동시에 달성한 셈이다.
20년물 발행은 수익률 곡선(Yield Curve)를 완성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수익률 곡선은 금융기관 대출금리 및 차입금리 산정의 기초가 된다. 장기 조달에 나서는 국내 기업 지원시 활용할 수 있는 금리 산정 기준을 갖춘 것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3년과 5.5년, 20년물 각각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에 20bp, 35bp, 50bp를 더한 수준이다. 5.5년물의 경우 미국 5년물 국채 금리에 스프레드를 가산한다. 이니셜 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 대비 최대 35bp가량 끌어내린 수치다. 쿠폰은 3년물과 5.5년물, 20년물 각각 0.625%, 1.125%, 2.5% 수준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발행을 시작으로 한국물 시장은 다시 조달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금리 인상 이슈 등으로 변동성이 높아졌지만 한국수출입은행 발행에서 보듯 이후 딜에도 자금 마련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와 크레디아그리콜, 미즈호증권, 스탠다드차타드, 소시에테제네랄, NH투자증권이 주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