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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바이오 첫 작품 무산된 까닭은 경쟁입찰 전환 '휴젤' 인수 철회, 기업가치 고평가 속도조절

김선호 기자공개 2021-07-20 08:19:54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9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화장품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휴젤 인수를 검토했지만 결국 철회됐다. 예상보다 인수 가격이 급상승한 가운데 경험이 없는 바이오 신사업 진출을 위해 아직 무리를 할 시기는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신세계는 국내 보톡스 1위 업체 휴젤 지분을 최종적으로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달까지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논의 끝에 약 2조원까지 거론되는 휴젤 지분을 인수하기는 무리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가 휴젤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한 건 올해 초부터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 계열사 현대퓨처넷을 통해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를 품은 데 이어 롯데지주도 바이오 사업을 겨냥한 M&A(인수·합병) 의지를 드러내면서 ㈜신세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신세계는 자회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진행하는 화장품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바이오시장을 노크했다. 휴젤의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탈이 ㈜신세계와 논의를 하게 됐고 지분 매각가 1조2000억원가량에 얘기가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인캐피탈은 2017년 9275억원 규모의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휴젤을 품에 안았다. 특수목적법인 ‘LIDAC(Leguh Issuer Designated Activity Company)’를 통해 휴젤 지분 42.9%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는 바이오 사업을 진행해본 적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공격적으로 신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휴젤을 인수하기보다 바이오시장 전반을 살펴보기 위해 ㈜신세계 내부에 ‘바이오 TF팀’을 꾸렸다.

이 기간 베인캐피탈은 ㈜신세계 이외 휴젤 인수자를 물색하면서 GS그룹, SK그룹, 중국 바이오 기업, 글로벌 PEF(사모펀드)들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다. 원매자가 늘어나면서 거론되는 휴젤 지분 인수가도 1조2000억원에서 2조원 가량으로 높이지게 됐다.

원매자가 늘어나자 베인캐피탈은 휴젤 매각 방식을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 변경했다. 인수 의향을 지닌 곳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제한적 경쟁입찰이기는 하지만 베인캐피탈로서는 매각가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는 ㈜신세계가 최종적으로 휴젤 인수를 포기하게 된 요소로 작용했다. 휴젤 인수를 위해서는 2조원 이상의 인수가를 경쟁입찰에서 제시해야 된다는 상당한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바이오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 TF팀을 구성할 신사업 의지는 분명하지만 ㈜신세계로서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로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력 분야인 유통 및 패션·뷰티 사업과 시너지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최종적으로 이번 휴젤를 인수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그러나 멈추지 않고 신사업 진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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