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8월 06일 08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각자 살길 찾아 떠나는 거죠."황호성 쿼드자산운용 대표가 김정우 쿼드벤처스 대표와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는 풍문을 들은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황 대표와 김 대표는 2014년 쿼드운용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두 대표는 각각 쿼드운용 지분 21.6%를 갖고 있다. 그런데 올해 3월 김 대표가 돌연 쿼드운용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풍문의 발단이었다.
김 대표 발걸음이 향한 곳은 쿼드벤처스. 쿼드벤처스는 2019년 쿼드운용 내 조직 일부가 분리 출범한 창업투자회사다. 김 대표의 쿼드운용 지분을 쿼드운용이 가진 쿼드벤처스 지분과 맞바꿔 쿼드벤처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돌았다.
풍문이 사실이 되려면 김 대표가 실제 쿼드운용 지분 매각에 나서거나 신뢰할 만한 누군가가 해당 사실을 시인해야 했다. 쿼드운용 측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다. 두 회사는 원래 따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두 대표가 결별을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논의가 밖으로 새지 않는 이상 풍문은 한낱 풍문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최근 쿼드벤처스가 여의도를 떠나 강남으로 거처를 옮겼다. 단순한 풍문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김 대표가 쿼드운용을 떠난 시기에 주목했다. 지난해 쿼드운용 순이익은 43억원. 운용규모는 7500억원 이상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을까.
쿼드벤처스 측은 김 대표와 회사가 원하는 타이밍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했다. 쿼드벤처스 운용의 한 축을 맡고 있던 강문수 전 이사가 지난해 회사를 떠났고 설상가상 운용규모도 쪼그라들어 돌파구가 필요하던 시기에 벤처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던 김 대표가 등판 의사를 내비쳤다. 이번 강남 이전 역시 투자 확대를 고려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쿼드운용도 힘을 보탰다. 기존에 없던 부사장직을 신설해 한상균 CIO, 정종혁 CFO 두 전무를 부사장으로 진급시켜 김 대표 공석을 메웠다. 황 대표 단독대표 체제 하 쿼드운용은 올해 상반기 수백억원 규모 바이오 기업 투자를 통해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쿼드운용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8억원으로 1년전(10억원)의 4배에 육박한다. 김 대표 이적 이후 쿼드벤처스 운용규모는 증가세로 전환했고 조만간 제2의 창업을 선언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최근의 풍문은 두 회사가 각자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왜곡해 반영한 것은 아니었을까. 두 대표의 향후 행보에 더욱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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