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8월 26일 15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위아가 올 10월 완공을 목표로 지어지고 있는 러시아 엔진 생산공장에 막바지 자금을 투입했다. 투자 규모는 5000만달러로 한화 580억원에 달한다. 유럽 시장에 직접 진출해 매출처 다각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이었으나 당장은 현대자동차 물량 소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최근 이사회를 개최해 'Hyundai Wia Rus, LLC(러시아법인)'에 약 580억원을 추가 출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현대위아는 2019년 10월 585억원을 출자해 러시아법인을 설립했다. 2022년부터 연 24만대 규모의 엔진을 생산하게 되며 앞으로 총 2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현대위아 러시아 생산공장은 가동 직후 전량 현대차 러시아 공장에 납품될 예정"이라며 "이를 발판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한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매출처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위아는 러시아법인 설립 당시 유럽 자동차부품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를 계기로 유럽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차량부품 수주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러시아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GM, 토요타 등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포진해 있는 전략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현대위아의 논캡티브 마켓(Non-Captive Market) 수주 전략이 당장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현대위아의 러시아 생산공장에서 생산될 엔진 물량 전체가 현대차 러시아 공장에 납품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2010년 러시아에 진출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생산공장에서 소형 세단과 소형 SUV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내달 완공되는 현대위아 러시아공장은 연 24만대 분량의 엔진을 생산할 수 있다. 주요 제품인 모닝용 카파(KAPPA) 엔진 제품가격(126만원)을 기준으로 단순계산해보면 매출 규모는 최대 302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위아는 현대차그룹 내 부품사로서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보인다. 그룹 내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계열사는 기아다. 현대차가 그 뒤를 잇는다. 현대위아는 이들 완성차업체에 모듈 부품과 엔진·변속기·등속조인트·부품 소재 등을 공급한다. 현대위아의 내부거래 현황은 2013년 공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지난 8년간 현대차·기아와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47.4%를 기록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2016년 42.3%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증가해 2018년 51.5%로 나타났다.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48.5% 수준이었다.

이외에도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다른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내부거래 매출 규모를 포함하면 5조8891억원으로 커진다. 이는 지난해 말 현대위아의 전체 매출(6조5922억원)의 89.3%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위아는 현대차그룹 기조에 발맞춰 지난해 이사회 내에 투명경영위원회(투명경영위)를 설치했다. 투명경영위의 역할은 내부거래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대규모 내부거래, 윤리경영과 같은 주요 정책을 의결한다. 현대위아의 투명경영위는 올 상반기 △현대차와의 거래 한도 △멕시코법인 차입보증 △러시아법인 차입보증 등의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이번 러시아법인 추가 출자는 생산공장 건설 일정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공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투입 자금도 큰 편"이라며 "오는 10월 실제 가동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