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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엔지니어링 지분 매각, 50%+1주 의미는 표면상 경영권 거래…파킹딜 가능성도 거론

한희연 기자공개 2021-09-02 08:07:48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1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가 플랜트 건설 사업부문 일부를 분할해 신설법인을 세우고 이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거래 구조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신설법인의 경영권 매각이지만 대상 지분이 과반수를 겨우 넘는 수준인데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의 자본확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진성 매각이 아니라 파킹딜이라는 시각도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플랜트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엔지니어링 사업 부문 중 반도체 등을 제외한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세우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후 신설법인의 경영권을 외부에 매각할 방침이다.

현재 신설법인 경영권 매각을 위해 복수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회사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때 거래대상이 되는 경영권 지분은 신설법인의 50%+1주인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다.

이번 딜의 목적이 SK에코플랜트의 유동성 확보였다면 사업부 카브아웃 후 경영권을 제외한 지분을 파는 것이 더 타당하다. 실제로 SK그룹 계열사였던 SK루브리컨츠나 현재 딜이 진행중인 SK종합화학의 경우에도 경영권과 관계없는 소수지분이 거래 대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에코플랜트가 플랜트사업부의 경영권 지분을 넘기는데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상 대기업들이 비주력 사업부문을 매각할 때 관계유지 등을 위해 지분을 다 팔지 않고 일부 남기는 경우는 왕왕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보통은 20~30% 정도만 보유하곤 한다. 이번 경우처럼 과반수에 육박하는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업계에서는 화공플랜트 건설 등으로 이뤄진 플랜트 사업부문에 SK계열사들의 캡티브 물량이 많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완전히 관계를 끊기 보다는 어느정도 그룹 안에 두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에 이같은 구조를 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영권 지분과 별 차이 없는 소수지분을 남기는 것에 대해 추후 이를 되사오려는 포석이 담긴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한 플랜트 사업부문을 떼어내 IPO 밸류를 높이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겉으로는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사업부를 외부에 매각하는 듯한 움직임을 취하고, 향후 상장 이후에 상황이 바뀌어 그룹 안에 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서게 되면 언제든 되사올 수 있게끔 구조를 짜두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번 매각 과정에서 FI들이 신설법인 경영권에 투자하는 방식이 보통주와 별개로 RCPS 자본확충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보통주 투자와 비교해 RCPS로 투자하는 것은 FI에게는 일정기간이 지난 후 엑시트 기회를 보장해 주는 방편이 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추후 FI가 상환권을 행사하게 되면 SK에코플랜트가 대주주가 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구조나 지분율을 감안하면 완전히 사업을 접으려는 의지가 있다기 보다는 일정기간 동안 거리두기를 하려는 의도가 강해보인다"며 "FI 활용을 활발하게 했던 대표적인 그룹인만큼 그간의 노하우를 살려 이번에도 전략적으로 구조를 짜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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