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65억 유증' 에코프로, 지주사 전환 마침표 찍는다 에코프로HN 대상 현물출자 주식스왑…이동채 회장, 그룹사 지배력 강화
조영갑 기자공개 2021-09-09 08:33:55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7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에코케미칼 대장주 '에코프로'가 6765억원 규모의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나선다. 지난 5월 인적분할한 에코프로에이치엔(에코프로HN)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다. 양사의 주식스왑(맞교환)까지 마무리하면 이동채 회장은 '지주사' 에코프로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에 대한 확고한 지배력을 구축하게 된다.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신주 637만1529주를 일반공모증자 방식으로 발행한다. 6764억7700만원 규모다. 주당 발행가는 에코프로의 가중산술평균 주가에 소폭 할증을 붙인 10만6172원으로 청약예정일은 10월13일부터 11월1일이다. 청약과 신주배정 대상은 에코프로HN 주주 중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로 한정된다.
에코프로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에코프로HN의 주주로부터 발행 주식을 현물출자 받고, 에코프로의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스왑을 진행한다. 발행가액을 6일 종가(9만7300원) 대비 할증한 까닭은 스왑의 초과 청약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들의 투심이 대거 몰려 청약 여지가 사라지게 되면 지주사의 지분율을 최대한 늘려야 하는 이 회장의 계획이 틀어질 수 있어서다.
앞서 에코프로는 지난 5월1일 에코프로를 지주사·투자부문 존속회사(에코프로)와 사업부문 신설회사(에코프로HN)로 인적분할했다. 이미 외형적으로 지주사 체제를 갖추고 있었지만 이 회장(13.11%)의 지배력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자사주 비율은 1%에 불과해 추가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는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을 활용하지는 못했다. 공개매수에 따른 주식스왑이라는 정공법을 택한 배경이기도 하다.
에코프로는 지주사 전환을 위한 '새 판'을 짰다. 올해 초 투자주식의 회계처리 방식을 지분법에서 '원가법'으로 변경, 지난 6월 지주사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분법은 투자자산의 시가에 따라 가치가 변동하는 데 반해 원가법은 지분법에 비해 회계반영의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투자액만 반영해 자산가치의 변동성이 적은 이점이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6631억원이던 에코프로 자산총액은 올해 6월 말 198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자회사의 주식가격을 합산한 총액도 4854억원에서 1378억원으로 감소했다. 지주비율(지주사가 보유한 종속회사 주식 비중)은 69.65%로 큰 변동이 없다. 지주사 자산총계 요건은 5000억원 이상, 상장 자회사 보유 지분율은 20%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HN 간 주식스왑이 마무리되면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에코프로의 에코프로HN의 지분율은 기존 1%에서 41%로 상승한다. 내년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보유 비율이 30%로 상향 조정되더라도 문제가 없는 수치다. 원가법 기준 자산총계 역시 5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 회장 일가의 지배력은 눈에 띄게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이 회장의 에코프로와 에코프로HN의 지분율은 각각 13.11%다. 가족 회사 이룸티앤씨(3.74%)와 일가족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더해도 각각 18.26% 수준이다.
에코프로HN 주가가 10만8300원(6일 종가)으로 에코프로의 시가 총액(12조8000억원)에 육박한 데다 7월 무상증자 이후 2차전지 및 환경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져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에코프로HN 주식을 현물출자하면 지주사 지분을 상당 부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회사(에코프로HN)의 주식가치가 지주사(에코프로)보다 높으면 현물출자시 그만큼 더 많은 지주사 주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시점을 기준으로 이 회장이 에코프로HN의 주식을 현물출자하면 이 회장의 지분율은 13.11%에서 18.1% 수준으로 상승한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약 24% 수준으로 올라간다. 이 회장 일가를 정점으로 1개의 지주사(에코프로)-10개의 자회사-2개의 손자회사를 단단하게 결속할 수 있게 된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공개매수 관련 공시를 냈지만, 향후 양사의 주가, 청약률 등에 따라 지분율 확정은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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