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Briefing]현대차 흑자전환 공신은 '판관비'작년 3분기 엔진 품질 비용으로 첫 분기 적자…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고려, 가이던스 조정
유수진 기자공개 2021-10-27 15:36:22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6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3분기 판매관리비 감소에 힘입어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총이익을 상회하며 발목을 잡았던 판관비가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당시 현대차는 2조원이 넘는 엔진 관련 품질비용을 판관비 항목으로 반영했다. 일회성 비용 탓에 2010년 IFRS(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첫 적자를 피하지 못했던 셈이다.현대차가 26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영업이익이 1조6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마이너스(-)3140억원 대비 흑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매출액이 28조867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7조5760억원) 대비 4.7% 증가하며 흑자의 밑바탕을 깔았다.
믹스 개선과 인센티브 축소 등으로 수익성 개선을 실시한 자동차 부문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믹스 개선으로 늘어난 매출(2조4710억원)은 물량 감소에 따른 축소분(1조420억원)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금융부문과 기타부문 역시 약 2000억원 가량 매출이 증가하며 힘을 보탰다.
매출원가도 전년 대비 늘었으나 매출 증가분이 더 커 매출총이익에서 앞섰다. 하지만 영업흑자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건 바로 판관비다. 작년 3분기 5조4390억원이었던 판관비가 올해는 3조6270억원으로 33.3% 감소했다. 2분기(3조8450억원)와 비교하더라도 5.7% 줄어든 수치다.
판관비가 '급감'한 이유는 기저효과다. 지난해 세타2 GDi 엔진 결함에 따른 일회성 품질 비용 2조1352억원을 반영해 2조7150억원이었던 판매보증비가 올해는 6530억원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차는 품질 이슈 대응을 위한 충당금을 쌓느라 첫 분기 적자를 감수했다. 갓 회장에 취임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었다.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며 판관비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고 영업손익 흑자로 이어졌다. 판매보증비를 제외하곤 판관비 항목들 모두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와 마케팅비, 경상연구비, 수수료, 감가상각비 등이다.
현대차 측은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율이 품질 관련 비용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p 낮아진 12.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차는 연초 발표했던 연간 가이던스를 업데이트했다.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상황에서도 탄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앞서 현대차는 올 초 처음으로 경영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주주와 투자자들의 회사에 대한 이해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기획재경본부장인 서강현 부사장은 "3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4분기 보다 근접한 가시성을 제공하기 위해 가이던스를 업데이트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자동차 매출액 성장률 목표를 기존 전년 대비 14~15%에서 17~18%로 높이고 영업이익률 목표도 4~5%에서 4.5~5.5%로 상향 조정했다.
자동차부문의 실적 증가는 잉여현금흐름(FCF) 개선으로 이어질 걸로 내다봤다. 당초 -8000억~-2조4000억 수준을 예상했으나 2조~3조3000억원으로 대폭 개선될 걸로 재조정했다.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인한 재고 감소 영향까지 감안해 잡은 수치다.
다만 반도체 수급 부족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도매 판매 전망을 기존 416만대에서 400만대로 낮춰 잡았다. 투자 규모도 8조9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변경하는 등 보수적으로 실시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R&D(3조5000억원→3조3000억원)와 CAPEX(4조5000억원→3조9000억원), 전략투자(9000억원→8000억원) 모두 앞선 계획보다 투자비를 줄였다. 이로써 매년 증가세에 있던 연간 투자규모가 올해는 전년(8조4000억원)에 미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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