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HDC현산]'손실 최대 4000억' 예상되지만…재무 부담 '크지 않다'대규모 대손충당금 반영 불가피…현금 1조 이상 '버퍼 충분'
성상우 기자공개 2022-01-24 07:37:23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9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는 이번 사태로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게 됐다. 4000억 안팎의 예상 손실액을 올해 재무제표에 한꺼번에 반영할 전망인데 올해 예상 순이익 컨센서스는 3000억원 후반대다.올해 적자를 기록한다면 지난 2018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지난 10년간으로 범위를 넓히면 2014년 2000억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역대 두번째다. 다만 이에 따른 재무 부담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광주 화정 공사현장 붕괴사고로 인한 HDC현산 측의 예상 손실액은 약 4000억원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매몰비용이 된 그동안의 공사비와 수분양자들에 대한 보상액, 철거비용 등을 합한 수치다.
이번 공사(광주화정동 주상복합)는 2019년 5월 착공에 돌입, 올해 11월 30일 완공예정일이었다. 전체 도급액 2557억원 대비 지난 3분기까지 135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된 상황이었다. 사고 시점 기준으론 공정률 약 60% 수준으로 1500억원 이상의 공사비가 이미 집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철거 후 재시공 방침으로 최종 결정된다면 전액(약 1500억원) 손실처리해야되는 비용이다. 여기에 업계 추정 철거비용 약 150억원을 적용하면 손실액은 1650억원까지 늘어난다. 철거비는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단위 면적당 철거비용을 적용한 이론적인 금액이다. 철거가 실제로 진행될 경우 통상 추정 금액보다 액수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고처럼 대규모 단지를 한꺼번에 철거한 사례는 그동안 없었기 때문에 그 비용 측정도 사실상 쉽지 않다.
수분양자들에 대한 보상액도 고려해야될 부분이다. 분양 계약을 취소한 수분양자들에겐 그동안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에 대한 이자 및 위약금을 물어야하고 재시공을 기다리는 수분양자들에겐 그동안 납입액에 정규 이자 및 연체료를 물어야 한다. 전용 84㎡ 기준(공급가 5억7000만원) 철거 후 재시공이 이뤄질 경우, 입주가 최소 2년 지연된다고 가정하면 계약 취소자에겐 1인당 1억원대 초반, 입주자들에겐 약 1억4000만원 수준으로 지급액이 책정될 전망이다.
여기에 실종자 수색에 투입되는 금액과 유족들에 대한 보상 등 파생되는 모든 비용을 합치면 3000억원대의 금액이 나온다. 다만 이처럼 큰 사고에 대한 보상 및 철거·재시공이 이뤄진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기에 실제 비용은 더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HDC현산측의 손실액은 적어도 4000억원대 이상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금액에 대한 회계처리 여부는 명확하다. 특정 시점에서 발생한 이벤트로 인해 손실 예상액이 발생하면 인식한 그 시점에서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해야 한다. 이번 사고의 경우 구체적인 비용인식 시점 및 방식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올해 중 전체 손실예상액을 도출 및 반영해야 한다.
4000억원 수준의 대손충당금이 인식된다면 올해 HDC현산은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 4000억원 규모 충당금은 HDC현산의 1년 이익 전체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020년 5857억원의 영업이익과 220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4065억원, 순이익 2997억원이다.
HDC현산은 2018년 상장 이후 적자를 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동안 주요 건설사 사이에서도 이익률이 높은 회사였다. 최근 4년간 13~15%대의 영업이익률을 냈고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 역시 13%대였다. 지난 10년간 실적을 돌이켜봐도 2013년 기록한 2000억원대의 영업손실 및 순손실이 유일한 적자다.
다만 재무구조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HDC현산은 3600억원 수준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1조4000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1조원대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손실로 자본 결손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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