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밸류 고공행진에 투자자 '갸우뚱' 글로벌 플레이어 국내 진출 가속화…추가 성장 여력 확보 관건
김선영 기자공개 2022-02-08 08:16:42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7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이 잇달아 투자 유치에 나서면서 일부 투자자 사이에선 조 단위 밸류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티빙(tving)과 KT 시즌(Seezn) 등이 FI(재무적투자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추가 성장성 등을 고려할 때 지나친 밸류 책정이란 지적이다.최근 글로벌 기업마저 국내 가입자 수 확보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일각에선 OTT 기업이 조 단위 밸류를 인정받기 위해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통한 IP(지적재산권) 확보 외에 뚜렷한 성장 앵글을 제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빙의 프리IPO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우선협상대상자(이하 우협) 선정을 놓고 원매자와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KT 시즌 역시 프리IPO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잠재적 원매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TM, 티저레터)를 발송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OTT 기업은 20여개에 달한다. OTT 시장 규모는 성장세를 그리고 있으나 여전히 글로벌 OTT 공룡인 넷플릭스가 최다 이용자 수를 확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1월 월트디즈니사의 디즈니플러스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 애플TV+ 등 복수의 기업은 일부 서비스 런칭을 통해 국내 OTT 시장 스터디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인 티빙과 KT 시즌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FI 유치에 나서고 있다. 두 기업 모두 3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 가운데 1조5000억원 가량의 희망 밸류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OTT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도한 밸류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을 포함한 일부 플레이어가 시장을 독점하는 구조"라며 "OTT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조단위 밸류에 베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만으론 OTT 기업의 추가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앞선 관계자는 "FI 입장에선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 역시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며 "모든 OTT 플레이어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업사이드 포텐셜을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투자 업계선 OTT 기업들이 조 단위 밸류를 인정받기 위해선 추가 성장 여력에 대한 설득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서 티빙의 투자 유치전에 CVC캐피탈, 골드만삭스IPA 등 외국계 FI들이 뛰어들면서 투자 검토를 이어왔다. 다만 밸류 눈높이 차이로 투자 검토를 중단한 상황이다.
높아지는 OTT 기업의 밸류에 FI들은 콘텐츠 IP 외 뚜렷한 성장 앵글 여부에 방점을 두고 검토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스포츠 중계 전문 온라인 OTT 기업 스포티비는 해외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뚜렷한 성장성을 인정받으면서 지난해 SG PE로부터 500억원을 수혈받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OTT기업의 성장 가능성은 유료 가입자 수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에 있다"며 "스포츠 중계 등 틈새 시장을 공략해 월간 이용자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성장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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