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차기 리더는]'회장·행장' 라인업 ‘전략가와 전략가’ 만남손태승 회장·이원덕 행장 투톱체제…완전 민영화 기회 살릴 최고 조합
고설봉 기자공개 2022-02-08 07:36:33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7일 14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략가와 전략가의 만남. 우리금융그룹 핵심 CEO 라인업이 완성됐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그룹 내 최고 전략가로 꼽히는 이원덕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이 차기 우리은행장에 내정됐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완전 민영화로 얻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 ‘손태승·이원덕’ 투톱체제를 출범시켰다.신임 이 행장은 손 회장과 함께 그룹 내 최고 전략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우리금융그룹 출범 전후 굵직한 전략 방향의 뼈대를 세우고 세부 기획안을 완성하는 등 손 회장을 도와 금융지주사 기틀을 닦은 장본인이다.
그는 우리금융 출범 초기 어수선한 안팎의 상황에서도 은행 명가 재건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초석을 닦았다. 우리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던 손 회장의 핵심 전략 참모로 활약했다. 당시 손 회장이 사모펀드 등 이슈로 경영상 부담을 안고 있을 때 이 행장은 중심을 잡고 전략을 이끌었다.

회장과 행장이 분리된 2020년 이 행장은 우리지주로 자리를 옮겨 금융그룹 전체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우리지주 업무총괄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지주사 경영 전반을 컨트롤하고, 계열사 경영 현안 등에 대한 업무를 손 회장과 함께 진두지휘했다.
일련의 전략가적 면모는 이 행장이 이번에 우리은행장에 내정된 가장 큰 이유다. 우리지주 이사회는 완전 민영화를 기회로 리딩 금융지주사 도약과 은행 명가 재건을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룹 지배구조 핵심인 손 회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은행장을 원했다.
더불어 단기 성과보단 금융지주사 기틀을 확실히 다지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주도할 수 있는 중장기 경영능력에 가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금융 내 최고 전략가로 꼽히는 이 행장이 낙점됐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으로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다. 6대 과점주주 체제로 지배구조도 안정화됐다. 이러한 호재를 기회삼아 이사회와 경영진은 리딩 금융지주사 도약을 목표로 안팎을 정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등 은행 재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은행 가운데 여신 규모가 가장 많고 수익성도 높은 은행이었다. 그러나 경영부실에 이은 공적자금 지원 등 과정에서 성장동력을 잃었다.
이사회는 손 회장과 이 행장이 가지고 있는 전략가적 면모에 집중했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두 명의 전략가를 전면에 세워 원팀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포석이다. 특히 비은행부문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어서 무엇보다 CEO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중요한 상황이다.
국내 금융지주사의 비은행부문 강화는 은행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우리금융 총자산의 81.45%를 우리은행이 차지한다. 연간 순이익의 80% 이상 은행이 책임지고 있다.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비은행 강화를 위한 실탄 마련도 대체로 우리은행에 좌우된다.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 및 투자 전략을 실행하는데 있어 은행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6조원의 실탄을 보유 중이다. 대부분 이익잉여금 등 투자 재원은 우리은행으로부터 발생한다.
만약 우리은행이 적극적으로 우리지주의 전략에 동조하지 않거나 지원하지 않는다면 우리금융 차원의 비은행 강화는 속도를 낼 수 없다. 이런 차원에서 이 행장의 취임으로 향후 우리금융은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과 함께 원팀 시너지 창출에 한층 더 긍적적인 환경을 맞았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라는 미션을 위해 우리지주가 쓸 수 있는 실탄은 6조원 규모다. 은행의 성장성과 건전성을 감안한 이익잉여금 규모는 6조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실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은 줄거나 늘 수 있다.
은행장이 외형성장에 고삐를 죄면서 건전성 지표를 떨어뜨리거나 수익성을 일부 포기한다면 우리은행은 물론 우리지주 역시 BIS비율 등 자본적정성 지표가 떨어지게 된다. 그러면 선뜻 가용자원을 100% 활용할 수 없다. 은행장과 지주 회장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공동의 전략적 목표를 위해 영업활동을 적절히 컨트롤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은행장과 지주 회장간 원팀 시너지가 잘 발휘될 수 있어야 금융지주사 도약도 성공할 수 있다”며 “원팀 시너지를 한층 배가하기 위해 회장과 은행장 모두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지주사 발전을 이끌어온 전략가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글랜우드PE, 3호 펀드 1조 규모로 내달 1차 클로징
- [i-point]미래아이앤지 "단순 세무조사 진행 중"
- [Deal Story]SK네트웍스, 렌터카 매각에도 공모채 투심 견조했다
- [Deal Story]세아제강, 3년물 회사채 흥행 이어갔다
- [Deal Story]LX인터, 복귀전서 1조 수요…언더금리 확보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그룹내 자금 에어로 투입, 투자자 달랠수 있을까
- '첫 선' 모태 과기부 AI 출자, 정시 서류탈락자 '북적'
- [윤석열 대통령 탄핵]UAE국부펀드, '토종 헤지펀드' 출자 속도낸다
- [thebell note]리브스메드, 한국의 포드될까
- IPO 개선안에 코벤·하이일드펀드 투자자 불만 고조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한화에너지 '자생력'에 베팅했다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옥상옥’ 그룹 지배구조, 개편 없이 그대로 간다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한화에너지-㈜한화 합병 안한다’
- [윤석열 대통령 탄핵]새정부 출범 대응 고심, '무게 실리는' 재계 대관조직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오션 지분매입·에어로 유증, 이사회 투명성 지켜졌나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김승연 회장의 '과감한' 결단, 승계 속도 높였다
- [변곡점 맞은 해운업]SM상선에 '건설사 붙이기' 그 성과는
- [상호관세 후폭풍]핵심산업 리스크 '현실화'...제외품목도 '폭풍전야'
- [상호관세 후폭풍]생산량 34% 미국 수출, 타깃 1순위 자동차
- [thebell desk]한화그룹이 잃어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