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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차기 리더는]은행장 교체 결단…이사회는 무엇을 고민했나지주 회장·은행장 동반 임기 만료 피하고 지배구조 안정화 장치 마련 고심

김현정 기자공개 2022-02-08 07:37:09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7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 차기 행장으로 이원덕 수석 부사장이 내정됐다. 자추위를 개최한지 불과 열흘 남짓한 시간동안 속전속결로 의사결정을 했다. 외풍을 막기 위한 조치란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이다. 하지만 이사회 내부에선 또 다른 고민도 있었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행장 교체를 결정한 건 우리금융그룹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한 의도도 깔려 있었다. 손태승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만일 현직인 권광석 은행장에게 추가 임기 1년을 부여한다면 내년 이맘때 회장과 행장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되는 지배구조 변동 이슈를 맞는다. 이번 은행장 교체는 회장과 은행장 임기가 시차를 두고 만료되도록 해 추후 혹시 모를 혼란을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 역할도 한다.

7일 우리금융 이사회 사무국 관계자는 “이사회 내부적으로 우리금융의 일 년 후가 지배구조 상 가장 중요한 시기로 판단한 것으로 안다”며 “지난 여러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룹 내부가 흔들리면 외압이 들어올 여지가 많기 때문에 안정화를 위한 밑그림을 오래 전부터 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지주 자추위는 지난달 27일 첫 회의에서 행장 교체로 가닥을 잡았으며 28일 세 명의 숏리스트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고 이날 이원덕 수석부사장을 새 우리은행장으로 선임했다.

자추위가 행장 교체를 염두에 둔 것은 첫 회의 당일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오래 전부터 이에 대한 논의를 해왔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지난해 호실적의 진가나 행장으로서의 평판에 대한 의구심 등등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자추위가 고심했던 부분은 ‘일 년 뒤 지배구조’였다.

일 년 뒤는 손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다. 손 회장은 2020년 초 연임에 성공했고 3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이번 인선에서 권 행장에게 추가 1년의 임기를 부여하게 된다면 내년 이맘 때 우리금융은 손 회장과 권 행장의 임기만료를 동시에 맞는다. 회장과 행장이 동시에 임기가 만료되는 일은 있을 수 있지만 우리금융으로서는 다소 민감할 수 있다.

금융지주사 역사를 살펴봤을 때 그룹 내부적으로 혼란이 지속되면 외압의 손길이 뻗치는 일들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과거 KB사태 역시 내부 갈등과 관치의 결합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우리금융은 정부가 대주주로 있었기 때문에 더욱이 오래 전부터 정치권의 그늘 안에 있던 일이 많았다. 과거 우리금융에 낙하산 인사 논란이 많았던 이유기도 하다.

우리금융의 과점주주들은 우리금융 지배구조를 이끄는 주체다. 중장기적으로 우리금융의 건전 경영을 고려했을 때 내부의 지배구조를 공고하게 세워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다. 이런 점에서 이번 새 행장 선임에 대한 인선에 대한 고심이 깊었다.

새 우리은행장으로 추대된 이원덕 수석부사장의 경우 손 회장과의 합이 좋은 인사로 정평이 나있다. 지주와 은행간 관계를 재정립하는데 적임자로 평가된다. 손 회장과 같은 옛 한일은행 출신으로 전략기획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우리금융이 완전민영화 이후 새출발하려는 시점에서 회장과 행장의 시너지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과점주주들은 단순히 작년 실적 등으로 현 경영진을 평가한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우리금융이 처할 상황을 내다보고 가장 적합한 그림을 그린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손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가 더욱 견고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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