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스튜디오' 조직이 뭐길래…혁신전략 '산실' 주담대, 개인사업자대출, 펀드판매 등 특정목적만을 위한 집중 애자일 조직
한희연 기자공개 2022-02-18 07:48:24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7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주담대 시장 진입을 처음 기획했을 때부터 실질적으로 상품을 출시해 결과물을 내보일 때까지 일련의 준비과정은 특별한 조직을 통해 이뤄졌다. 바로 주담대 스튜디오다.'스튜디오'라는 개념은 일반 금융회사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다. 하지만 게임회사 등 IT 회사에서는 이미 많이 쓰이고 있다. '기술'은행을 표방하는 카카오뱅크는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꾀하기 위해 이같은 조직 개념을 새로 도입해 눈길을 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22일 출시하게 되는 주담대 상품을 최근 공개했다. 주담대 상품의 경우 100% 비대면으로는 진행하기 다소 어려운 측면이 많아 인터넷은행에게는 상당한 도전 과제로 여겨져 왔던 영역이다. 카카오뱅크는 상품의 기획에서 출시까지 약 2년여간 준비과정을 거쳤다.
첫 단추인 시장조사부터 소비자 인터뷰, 상품 기획과 설계, 출시, 디자인 등 일련의 과정은 하나의 조직인 '주담대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팀이나 부서, 혹은 태스크포스(TFT) 등 일반적으로 쓰이는 조직이 아닌 '스튜디오'라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도입, 신사업을 준비해 온 셈이다.
스튜디오는 혁신과 성장 아젠다를 선별하고 각각의 목적에 집중해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조직'이다. 상품, 서비스기획, 개발, 디자인 등 요소를 하나의 목적하에 뭉쳐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타깃을 위해 효율적으로 달려가게 만든, 일종의 집중식 애자일 조직인 셈이다.
통상 금융회사의 조직은 전략기획, 여신, 디지털 등 업무별로 나뉜다. 스튜디오는 특정한 목표가 생겼을 때 각 역할별 조직에서 몇명씩을 뽑아 필요한 업무를 맡길 담당자를 한데 모아 놓는 곳이다.
일례로 주담대 출시와 관련한 간담회에서 상품을 설명한 송호근 주택담보대출 스튜디오 팀장은 원래 카카오뱅크 여신 전체를 총괄하는 팀장이었지만 스튜디오 조직으로 발령받아 주담대 상품을 집중적으로 기획하게 됐다. 또 백희정 주택담보대출 서비스셀 팀장은 여신서비스 전반을 담당하던 팀장이었다.
언뜻 TFT와 비슷해 보이지만 TFT의 경우 인력을 차출해 단기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후 다시 복귀를 하는데 반해 스튜디오는 아예 발령까지 새로운 조직으로 낸다. 게다가 조직구성이 TFT에 비해 방대하다는 특징이 있다.
크래프톤이나 넥슨 등 게임회사 등에는 이같은 스튜디오라는 조직 개념이 보다 널리 쓰이고 있다. 주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과정에서 이같은 조직이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금융회사에서 스튜디오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은 카카오뱅크가 처음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기술 개발 역량 고도화와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 가속화를 위한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며 "카카오뱅크의 혁신과 성장 아젠다를 선별하고 각각의 목적에 집중하여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목적조직인 스튜디오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스튜디오는 상품·서비스 기획자, 개발자, 등이 단일 목적을 향해 모여 혁신의 방향을 모색하는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주담대 상품을 선보인 주담대스튜디오 외에도 카카오뱅크에는 다양한 스튜디오 조직이 활성화돼 있다. 각각의 목적에 따라 조직의 규모는 상이하지만 주담대스튜디오의 경우 70여명 내외인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다른 스튜디오 조직 중 대표적인 곳이 '개인사업자스튜디오'다. 카카오뱅크는 올해중 개인사업자 대출과 수신 상품을 내놓으면서 기업대출 영역에 발을 들일 것을 예고하고 있다. 주담대 시장 진입과 마찬가지로 기업대출 영역 진입을 위한 특수 조직을 꾸려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윤 대표는 "개인사업자 수신 및 대출 상품을 통해 기업 시장에 진출 준비를 하고 있는 중으로, 개인사업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수신 상품과 함께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활용한 신용대출, 유관기관과 연계해 온라인 비대면에 최적화한 보증부 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개인사업자 관련 상품들을 위한 별도의 조직을 꾸려 속도감있게, 응집력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스튜디오도 꾸리고 있다. 플랫폼과 수수료사업으로의 확장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의 펀드 판매를 준비하는 조직이다. 윤 대표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는 IR 자리에서 "카카오뱅크는 계단식으로 플랫폼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펀드/방카 등 플랫폼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이 들어오거나 제휴사 확대를 통한 성장을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사업 진출을 위한 스튜디오 외에도 카카오뱅크에는 내외부 혁신을 위한 다양한 목적의 조직이 움직이고 있다.
'Env스튜디오'의 경우 직원들의 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만들어졌다. 직원들이 창의적인 사고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이 구현되야 고객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신념에서 이같은 부분에 신경쓰고 있다. Env스튜디오는 구성원들이 일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직관적 인터널 서비스를 기획한다. 또한 직원경험 최적화를 목표로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과 제반 코디네이션 등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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