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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롯데인이 바라본 ‘인사혁신’

김선호 기자공개 2022-03-04 07:41:53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8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테슬라(테라+참이슬)·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이 유행하던 시절에도 클라우드와 처음처럼을 마시며 하루의 고단함을 풀었던 롯데인.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도롯데 브랜드를 찾는다. 그게 문화였고 경쟁력이었다.

지난해까지 전화만 주고받다가 최근에야 만난 옛 롯데 임원도 그 중 한 명이다. 가장 궁금했던 건 그가 바라보는 지금의 롯데였다. 그는 여전히 현직자와 인연을 이어가면서 내부 곳곳의 소식을 접하고 있었다.

‘인사혁신·세대교체’라는 키워드 속에서 2020년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이 퇴진했고 올해 주요 계열사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의 대표가 외부인으로 교체됐다. 최근 위기를 맞은 롯데는 순혈주의를 포기하며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조의 문제를 사람으로 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 행간에는 재도약에 대한 기대와 위기에 대한 우려가 섞여 있다. 경쟁사 출신 임원이 등용되고 있어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직면한 위기가 컸던 탓에 어쩔 수 없는 결단이라고 했다.

직급을 간소화하고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에서 헤드쿼터(HQ·Head Quarter) 체제로 전환하는 등 구조와 체계를 개선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건 누가 와서 일해도 성과를 낼 수 있는 경쟁력과 이를 지탱할 수 있는 체제가 절실하다.

체제와 경쟁력을 만드는 것도 사람의 일이다. 다만 무엇을 더 우선순위에 둘지는 다른 문제다. 사람을 통해 구조를 개선하거나 구조를 통해 사람을 변화시킬지에 대한 고민이다. 롯데인으로서 그는 인사혁신보다 구조에 중점을 둔 혁신을 원하지 않았을까.

그 선택이 무엇이든 관통하고 있는 하나는 '변화'라는 키워드다. 그리고 그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이전의 성공 신화와 이를 이뤄낼 수 있었던 롯데와 그곳에 몸담았던 임직원들의 추진력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과거 서초동에 롯데칠성음료 공장이 있었을 때를 회상했다. 생산된 제품을 싣고 전국 각지 배송하기 위해 모인 운송차량으로 공장 앞 도로가 매번 교통체증을 앓았던 때다. 당시 그는 이른 새벽에 출근해 직접 경광봉을 들고 자진해 교통정리를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팔린 칠성사이다를 250ml 캔에 담아 일렬로 늘어놓으면 지구 98바퀴를 돌고도 남는다. 옛 롯데인이 ‘왕년’을 운운하며 너스레를 떠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느낀 성공의 기억을 지금의 롯데인에게 전하고 싶었을 거다.

그리고 외부 출신의 롯데 임직원을 만나면 이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 듯 롯데인이 되는데는 출신이 중요하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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