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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구주매출 디스카운트' 세아메카닉스도 발목 잡을까현대엔지 이어 대명에너지도 상장 철회…FI가 주체인 점은 변수

강철 기자공개 2022-03-03 09:45:55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2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에 이어 대명에너지도 상장을 철회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비롯해 여러 변수가 초래한 수급 불안정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구주매출 비중이 무려 40%에 달한 점도 기관의 투자 심리를 일부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3월 공모주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 가운데 구주매출 비중이 30%가 넘는 세아메카닉스가 어떠한 성적표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세아메카닉스의 경우 구주매출의 주체가 재무적 투자자(FI)인 만큼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서종현 대명에너지 대표, 차익 시현 다음 기회로

대명에너지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말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주 수요예측 결과를 집계한 결과 남은 IPO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추후에 적정 시점을 다시 모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입찰에 참여한 기관은 대부분 대명에너지가 제시한 공모가 밴드인 2만5000~2만9000원보다 낮은 단가를 써냈다. 최근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롯해 국내 증시를 둘러싼 여러 리스크를 감안해 대거 할인한 단가를 제시했다. 서종현 대표를 비롯한 대명에너지 경영진은 이 모집 단가로는 IPO 강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주관사단에 양해를 구했다.

이번 철회 결정으로 대명에너지는 올해 IPO를 중도 포기한 두 번째 기업으로 남게 됐다. 대명에너지에 앞서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도전한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 1월 28일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를 감안해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대명에너지와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체 공모주에서 구주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명에너지는 전체 공모주의 약 40%를 서종현 대표와 특수 관계인 소유의 지분으로 구성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주주의 구주매출 비중이 약 75%에 달했다.

시장은 이처럼 높은 구주매출 비중을 공모 흥행 실패를 유발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공모 자금이 회사의 성장 재원이 아닌 특수 관계인의 차익 시현으로 쓰이는 구주매출은 해당 공모주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월 LG에너지솔루션을 끝으로 국내 IPO 시장에서 유동성 장세가 사실상 끝났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유동성 랠리가 이어졌다면 현대엔지니어링이든 대명에너지든 구주매출 비중과 관계없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수급이 불안정한 시장에서는 기관 투자자가 예비 상장사의 구주매출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더 유심히 살펴본다"며 "대명에너지같은 중견기업은 대기업과 비교해구주매출 디스카운트가 더 큰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케이스톤파트너스 2년만에 엑시트 기회

국내 IPO 시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철회를 기점으로 침체기가 이어지는 중이다. 퓨런티어와 비씨엔씨 외에는 수요예측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곳이 없다. 이러한 불황을 감안해 수요예측 시점을 예정보다 1~2개월씩 연기하는 예비 상장사도 속출하고 있다.

3월 공모주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은 공구우먼, 세아메카닉스, 보로노이, 지투파워 정도다. 이들은 3월 7일 공구우먼을 시작으로 3~4일 간격으로 프라이싱에 나설 예정이다. 모두 예비 코스닥 상장사다.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노리는 기업은 한곳도 없다.

이 가운데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곳은 세아메카닉스다. 작년 하반기부터 IPO 절차를 밟고 있는 세아메카닉스는 전체 공모주의 약 33%인 220만주를 구주매출로 설정했다. 구주는 전량 2대주주인 '케이브이5호투자유한회사'가 매출한다.

케이스톤파트너스는 2020년 5월 이 펀드를 통해 세아메카닉스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설립자인 김찬한 전 대표와 특수 관계인이 가지고 있던 구주 상당량을 매입했다. 이번 공모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첫 지분 매입 후 약 2년만에 투자금을 회수한다고 볼 수 있다.

33%에 달하는 구주매출 비중은 현대엔지니어링과 대명에너지와 마찬가지로 공모주의 매력을 반감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선 구주매출이 주체가 오너가 아닌 FI인 점을 거론하며 앞선 두 기업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시장 관계자는 "발행사가 순수하게 확보하는 자금이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구주매출이 비중을 떠나 공모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지난해 SM상선과 시몬느액세서리 역시 과도한 구주매출이 공모 참패와 뒤이은 상장 철회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구주매출의 주체가 오너이냐 FI이냐에 따라 시장에서 성격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상장 후 오버행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는 점에서 FI의 구주매출을 선호하는 투자자도 일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세아메카닉스는 1999년 9월 설립된 2차전지 부품 제조사다. 경북 구미시에 생산 거점을 운영하며 배터리팩의 주요 부품인 경판을 제조한다. 세아메카닉스가 고진공 공법으로 개발한 배터리 경판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 경판 외에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부품 사업도 영위한다. 지금의 세아메카닉스를 만든 기술인 다이캐스팅은 세밀한 기계 가공을 거친 금형을 통해 주물을 얻는 정밀 주조법이다. LG전자, 독일 보쉬 등이 세아메카닉스에서 다이캐스팅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

배터리 경판과 다이캐스팅 부품을 양산하며 연간 800억원 안팎의 매출액과 5~6%의 영업이익률을 꾸준하게 달성하고 있다. 2020년에는 매출액 827억원, 영업이익 50억원, 순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

세아메카닉스가 제조하는 배터리팩 <출처 : 세아메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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