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SM엔터 인수 좌초' 중기비전 항로 바꾸나 물적분할 멀티스튜디오 차질, 올해 매출 성장률 목표 20% 달성 빨간불
이효범 기자공개 2022-03-14 08:06:21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1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사실상 고배를 마셨다. 양측의 협상이 장기화 된 가운데 최근 카카오가 원매자로 급부상하면서 새국면을 맞았다. 이에 따라 CJ그룹 차원의 중기 비전 달성을 위한 항로 변경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추진한다. CJ ENM과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와 관련해 진행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사항이 있다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는 지주사인 CJ와 CJ ENM이 함께 추진해왔다. 통상 지주사들이 계열사의 인수합병(M&A)을 함께 검토하는 차원이다. CJ ENM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검토를 공식화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당시 음악 콘텐츠사업 강화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 및 사업 시너지 등을 검토한다고 공시했다. 그룹 내에서는 2021년 연말까지 딜(Deal)을 클로징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국 해를 넘겼다.
당초 업계는 CJ ENM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두고 긍정적인 분석이 제기됐다. 확고한 콘텐츠 제작 역량과 이를 유통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보유한 CJ ENM이 음악 콘텐츠사업을 인수할 경우 기존 포트폴리와 적잖은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매물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8.72%이다. 양측이 거래조건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손을 뗄 경우 중기 비전 달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CJ그룹은 지난해 11월 중기비전 선포를 통해 향후 3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래 혁신성장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년간 그룹 계열사들의 성장이 정체됐다고 진단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CJ ENM은 9300억원을 투입한 엔데버콘텐트 인수로 물꼬를 텄지만 물적분할을 통해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에는 제동이 걸렸다. 물적분할 이후 분할된 자회사가 상장하는 수순을 우려해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CJ ENM은 물적분할을 하지 않고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갖출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포기한다면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게 당장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단기간에 음악 콘텐츠사업을 확장해 몸집을 불릴 수 있는 기회를 잃는 셈이다. 결국 자체적으로 음악 IP를 발굴하는데 주력할 수 있지만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2021년 매출액 3조5524억원, 영업이익 2969억원을 달성했다. 매출 성장률은 전년대비 4.8%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올해 연간 매출 성장률을 20% 넘게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SM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7000억원을 상회한다. 전년대비 매출성장률은 21%다.
CJ ENM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다만 아직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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