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3월 16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부산 이전설 등으로 정권교체기에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후임 비상임이사 인선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임이사 한 명의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후임 인선 절차가 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손교덕 비상임이사 임기는 오는 3월 29일까지다. 지난 2020년 3월 30일 임명돼 이달 말 주어진 2년의 임기가 끝난다.

손 비상임이사 임기만료일이 눈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임 인선 작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산업은행 비상임이사 인선 절차는 다소 복잡하다. 이사회를 통해 임추위를 구성하고 적정 후보를 물색해 명단을 산업은행 회장에 넘긴다. 이어 회장이 금융위원회에 비상임이사 임명을 제청하고 금융위가 최종 임면한다.

산업은행은 통상 비상임이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임자 임기 만료 전 임추위를 구성해 관련 절차를 진행해왔다. 김영욱·조한홍 비상임이사는 전임자였던 양채열·김남준 전 비상임이사 임기 마무리와 동시에 선임된 것이 일례다. 이들에 대한 임추위는 임명 한 달 전 이뤄졌다.

금융권에서는 정권교체 시기 영향으로 임원 인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당선자가 결정되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공공기관장이나 임원에 대한 인사권을 새 정부에 넘기는 경향이 있다.

윤 당선자 측에서도 지난 14일 인사혁신처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에 산하 공기업·공공기관 인사를 서로 협의 하에 진행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실제로 한국성장금융은 윤 당선자 측 요청으로 이달 말께 예정된 새 대표 선임을 보류했다. 당초 성장금융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선임의 건과 대표이사 선임의 건 등을 안건으로 올리려다 보류했다.

윤 당선자 측이 성장금융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이같은 의사를 전달한 점을 고려하면 산업은행 비상임이사 인선 지연에도 당선자 입김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손 비상임이사의 임기 연장 가능성도 있다. 비상임이사는 최초 임명 때 2년의 임기가 부여되지만 추가 1년 연임되기도 한다.

실제로 양채열 전 비상임이사는 2017년 5월 첫 선임 이후로 두 차례나 임기 연장이 있었다. 김남준 전 비상임이사도 2018년 8월부터 한 차례 임기 연장을 거쳐 총 3년간 근무했다. 연임되는 경우에는 임추위 구성 등 별다른 절차 없이 이사회를 통해 추가 연임을 결정할 수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손 비상임이사 후임 인선과 관련해 임추위 구성 등 현재 진행 중인 절차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