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의 화장품 자회사, 적자 속 1인 이사 체계로 출자액 17억 전액 손상차손…어진 부회장 사내이사 사임
최은진 기자공개 2022-06-03 08:41:2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2일 15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국약품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3년여 전 화장품 자회사를 설립했지만 좀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적자가 지속되며 출자금액 전부를 손상처리 했다. 안국약품 어진 부회장이 직접 사내이사로 등재됐다가 올 초 자리에서 내려왔고 대표이사로 있던 전문경영인도 퇴임했다. 사내이사 1인이 운영하는 체제로 전환됐다.안국약품은 2018년 8월 메디페르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17억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화장품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60년간 눈 건강을 연구하면서 루테인·제아잔틴 등 눈 구성 물질들에 항노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화장품에 적용했다. 바르는 루테인 앰플이라는 콘셉트로 노화방지 기능성 화장품을 출시했다. 사명인 '메디페르'는 화장품 브랜드명이다.
당시 안국약품 최대주주인 어진 부회장이 사내이사를 맡을 정도로 힘을 싣겠다는 의지가 분명했다. 어 부회장은 메디페르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2019년 3월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2020년엔 루테인앰플의 업그레이드 판을 론칭하며 드라이브 걸었다.

하지만 화장품 브랜드로 안착하기엔 녹록치 않았다. 설립 첫해인 2019년 매출 8억2000만원을 벌어들이고 이듬해 12억8000만원으로 뛰었지만 지난해 다시 8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3년간 순손실 이후 올해 1분기 흑자로 돌아섰지만 그 규모는 200만원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안국약품은 재무회계상 초기 출자금액 17억원을 지난해 전액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자금 지원도 꾸준하다. 설립 초기부터 지난해까지 총 14억5000만원의 대여금을 제공했고 올해 1분기에도 2억3000만원을 대여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 초 경영진에 변화도 생겼다. 어 부회장이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오너가인 어준선 회장과 어 부회장이 안국약품 경영진에서 물어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면서 어 부회장이 메디페르의 사내이사에서도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말부터 메디페르의 대표이사를 맡은 김승묵 안국약품 경영지원본부장은 3월 초 대표이사에서 퇴임했다. 현재 사내이사로만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공식적으로 메디페르는 대표이사 없이 1인 사내이사로만 운영되고 있다.
비상장 법인에는 대표이사를 두지 않아도 된다. 대표권을 가진 사내이사는 대표이사와 법적 책임이 다르지 않다. 김 본부장이 사내이사는 유지하면서도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건 메디페르에 대한 안국약품의 경영의지가 꺾였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실제 메디페르는 지난해 7월 '루테인 아이크림'을 출시한 이후 약 1년간 추가로 라인업 한 상품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안국약품은 수년여 전부터 진단키트, 화장품, 신약개발 등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했다"며 "메디페르 역시 화장품 사업을 하기 위해 세운 회사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