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HMM 3대주주 등극...지분 5% 초과 SM상선 포함 12개 계열사·우오현 회장·우기원 전무 등 지분 매입, 주주 목소리 '확대' 관측
유수진 기자공개 2022-06-22 07:20:42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0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그룹이 보유한 HMM 지분이 5%를 넘어섰다. SM그룹은 12개 계열사를 동원해 HMM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회장은 물론 장남 우기원 우방 전무도 직접 지분을 매수했다.지분율이 5%를 넘기며 공식적으로 3대주주 지위를 얻게 됐다. 그럼에도 기존 '단순투자' 목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운업계에서는 이를 글자 그대로 믿진 않는 분위기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이어 3대주주가 됐다는 건 다양한 해석을 낳을 여지가 있다.
SM상선은 20일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를 통해 HMM 보유 지분이 5%를 넘겼다고 공식화했다. 전체 보유 주식수는 2699만7916주로 발행주식 총수(4억8903만9496주)의 5.52%에 해당한다.
신용보증기금(5.02%)을 제치고 산은(20.69%)과 해진공(19.96%)에 이어 3대주주 자리에 앉았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 지분 취득이나 주식담보대출 체결 등 각종 변동사항을 정해진 시일 내 공시해야하는 의무가 생겼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SM그룹은 SM상선(3.37%)을 필두로 대한상선(0.48%), SM하이플러스(0.42%), 우방(0.22%), STX건설(0.22%), 대한해운(0.15%), 삼환기업(0.14%) 등 12개 계열사가 HMM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오현 회장(128만7300주·0.26%)과 우기원 전무 등도 주식을 사 눈길을 끌었다. 우 회장은 15일에도 35만7300주를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분 0.26% 확보에 대략 381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이밖에 김만태 대한해운 대표이사와 국종진 창명해운 대표이사 등 다수의 계열사 임원들도 주식 매입에 동참했다.
SM그룹은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유지했다. 금융감독원에 '단순투자 목적 확인서'도 제출했다. 하지만 시세 차익을 노리기 위한 투자 목적 외에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SM이 여전히 HMM을 욕심내고 있다고 본다. 우 회장이 M&A를 기반으로 SM그룹을 일궈냈다는 점이 근거다. 실제로 SM그룹은 HMM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HMM이 공식 매물로 시장에 나온적이 없는 만큼 의지를 드러낼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산은 등으로부터 인수 요청이 오면 검토하겠다는 스탠스를 직간접적으로 취했다.
다만 HMM 매각 자체가 해운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딜이라는 점에서 인수자의 의지만으로 성사되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시기와 조건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사실상 산은이 낙점하는 기업이 HMM의 새주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바꿔말해 단순히 인수 희망자의 의향이 강하다고 해서 살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는 의미다.
한때 정부가 현대자동차그룹이나 포스코그룹 등 주요 대기업집단을 HMM의 새주인으로 희망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SM그룹은 다소 리스트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다만 아예 가능성이 제로라고 볼 순 없다. 만약 HMM이 매물로 나올 경우 SM그룹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여지가 여전히 있다.
SM그룹은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단순 투자 목적"이라며 "해운시황과 전망이 긍정적인 상황에서 누가봐도 확실한 투자처에 가용현금을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분 취득 관련해 '인수 목적' 등 다양한 얘기들이 있는 걸 알지만 최대주주나 정부 측이 HMM 매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시점"이라며 "최대주주 등과 지분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다른 이유가 있을 리 없다"고 했다.
해운업계에서는 SM그룹이 지분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 건 HMM에 주주로서 더 많은 요구를 하기 위해서라고 보기도 한다. 특히 5% 이상 주주가 된다는 건 사실상 '주요주주'가 된다는 것이여서 HMM 측도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현행법상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배주주가 아니더라도 주주총회 소집청구와 주주제안, 회계장부·회의록 열람, 업무검사(검사인 선임청구) 등을 할 수 있다.
SM그룹은 최근 빠르게 지분을 늘리며 소수주주로서 이 같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회사가 이를 거부할 경우 허락할 때까지 주총 연기를 신청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등 이를 강제할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은 HMM에 주주명부나 회계장부 등 다양한 내부 자료를 요구해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동일한 사업을 영위하는 입장에서 핵심 정보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진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HMM도 내부적으로 SM그룹의 주식 매매 현황을 파악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주요주주 등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의미다.
SM그룹 관계자는 "HMM 3대주주로서 주주제안이나 주총 소집 요구 등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