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제약바이오 펀딩 리뷰]상반기 조달액 1.3조…IPO 막히자 투심 급랭①전년동기比 24%↓·시리즈B 비중 32%로 최다
최은수 기자공개 2022-07-07 07:42:30
[편집자주]
비상장 제약바이오회사의 정보는 벤처캐피탈(VC) 등 전문 투자자들의 영역에 있다. 일반인들이 '공시'나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찾기란 쉽지 않다. 정보 비대칭성을 바탕으로 한 업체들의 자금 조달 흐름도 마찬가지다. 더벨은 국내 비상장 제약바이오회사들의 자금 조달 데이터를 취합해 세부 업종별 특이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6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비상장 제약바이오업체(헬스케어 포함)가 2022년 상반기 동안 약 1조3000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 조달 규모의 약 4분의 3 수준이다. 좁아진 IPO 관문 등으로 펀딩 시장까지 악영향을 받는 모습이다.더벨이 2022년 상반기 국내 비상장 제약바이오 업체들에 대한 자금 조달 현황(6월 30일 자금 납입 완료 기준)을 파악한 결과, 총 거래액은 1조3017억원이었다. 더벨이 자체 집계한 2021년 상반기 펀딩액(약 1조7212억원)보다 약 4195억원(24.3%) 줄어든 수치다.
이 기간 펀딩 성사 업체는 총 103곳(펀딩라운드·액수 비공개 업체 포함)이었다. 작년 동기(131곳)보다 28곳 줄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엔 총 7877억원을 조달했는데 2분기 조달액은 5230억원이었다.
49곳으로 시리즈 A를 마친 업체가 가장 많았다. 이어 시리즈B(21곳), 시드(11곳), 시리즈C(11곳), 프리IPO(6곳), 기타 및 SI 투자(5곳) 순이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시리즈 B(4229억원) 조달액이 가장 컸다. 비중으로는 전체 32%였다. 그 다음으로 시드 및 시리즈A(3095억원), 프리IPO(2866억원), 시리즈C(2657억원), SI 및 기타(260억원) 순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바이오벤처의 IPO 성적표는 전년 동기 대비 극히 부진했다"며 "바이오벤처 투자자의 엑시트 활로는 사실상 IPO 뿐인데 이 길이 막힌 여파가 비상장 바이오벤처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가장 조달액이 컸던 딜은 치매(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아리바이오의 프리IPO(1345억원) 딜이었다. 올해 1월 메이슨캐피탈,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를 대상으로 345억원을 유치했고 2월엔 마일스톤자산운용(400억원), 메리츠증권(400억원), 람다자산운용(200억원) 등이 FI로 참가하며 빅딜을 완성했다.
아리바이오는 다만 대규모 투자 유치 직후 수행한 기평에서 고배(한국기업데이터·기술보증기금 각각 BBB)를 마셨다. 2018년에 이어 두 번째 낙방으로 올해 9월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역시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팜솔루션즈(프리IPO, 750억원)가 조달 규모 기준 아리바이오의 뒤를 이었다.
시리즈 A에선 아이엔테라퓨틱스와 굿닥의 딜 규모가 눈에 띈다. 이들은 각각 260억원과 210억원씩 조달했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대웅제약의 자회사다. 이온채널을 모달리티로 골관절염 통증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굿닥은 같은 기간 시리즈B를 마무리한 닥터나우(400억원)와 함께 비대면 진료 기대주로 꼽힌다. 메디톡스 관계사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도 시리즈 A 에서 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시리즈 B 톱픽은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였다. 삼중치료제 개발 기술력을 앞세워 FI들로부터 407억원을 조달했다.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연구원 출신이자 원진그룹 박광호 회장의 장남 박성진 대표가 R&D 키맨이다. 항체 신약 개발 업체 노벨티노빌리티(341억원), 면역항암치료제를 개발하는 셀렉신(330억원) 등이 300억원이 넘는 펀딩을 마무리했다.
시리즈 C에선 바이오오케스트라(545억원)의 조달 규모가 두드러졌다. 회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펀드레이징 과정에서 빅파마와 라이선싱 관련 텀싯을 작성했다는 이슈를 앞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치매치료제 개발사인 아밀로이드솔루션(450억원), 급속정밀냉각 의료기기 업체 리센스메디컬(350억원)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바이오벤처 후기 임상 지원 펀드 조성을 비롯해 정책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펀딩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달 및 경영 전략을 세워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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