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7월 13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유례없는 초인플레이션 행진에 대형마트 3사가 앞다퉈 물가안정 선언에 나섰다. 이마트는 롯데마트나 홈플러스, 쿠팡과 비교해 필수재 40여종을 상시 최저가로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질세라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물가안정 팀을 운영하는 등 가격 경쟁에 나서고 있다.대형마트 업체들이 앞다퉈 물가안정을 외친 배경엔 '오프라인은 비싸다'는 이미지가 굳어져 고객들 발길이 끊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급성장한 반면 대형마트 3사는 실적 부진에 직면했다.
이 모습만 보면 대형마트가 설 자리는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 보인다. 일각에선 대형마트의 최저가 경쟁이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들 업체들도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DT)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온라인'이라는 약점 보완에 매달리기보단 '오프라인' 강점 활용 전략을 발굴하는 게 효과적인 DT 방안이 될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글로벌 이커머스 선두주자 아마존이 오프라인에 눈을 돌린 대표적인 사례다. 쿠팡의 롤모델이자 벤치마킹 대상인 아마존은 무인 쇼핑 기술을 편의점 '아마존 고'에 처음 도입한 후 아마존 프레시, 홀푸드마켓 등 타 매장으로 확대 적용해왔다. 오프라인 부문 적자에도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매장에 적용하는 IT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예컨대 집에서 아마존 인공지능(AI) 스피커 '알렉사'로 쇼핑 리스트를 만들면 매장 도착시 스마트 카트에 목록이 뜨는 기술 등을 적용하고 있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아마존만의 경험'을 전달하는 동시에 매장 고객들 고유의 소비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서다.
이미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쌓을 만큼 쌓은 아마존은 오프라인 소비 데이터가 온라인의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온라인 서점으로 사업을 시작한 아마존이 오프라인 '아마존 북스'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상에선 5점 만점을 받던 책들이 오프라인에선 잘 안 팔렸고 결국 적자를 기록했다. 온오프라인 고객들이 기대하는 니즈가 서로 다르다.
관건은 데이터량과 분석력이다. 온라인처럼 오프라인 빅데이터를 많이 쌓으면 인공지능 기능 등을 실시간으로 고도화할 수 있다. 정교해진 맞춤형 제품 추천 등으로 차별화된 쇼핑경험을 겪은 고객은 매장 단골이 되고 새로운 데이터를 더 쌓는 선순환이 생긴다. 온라인 강자 쿠팡조차 따라올 수 없는 소비 패턴 진입장벽을 만드는 셈이다.
이에 주목한 이마트도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자해 데이터 분석 기능 등을 고도화하고 있다. 앞으로 데이터량이나 데이터 가공 능력치가 부족한 유통기업은 도태될 것이라 봤기 때문이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디지털 전환 전략의 우선순위를 바꿔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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