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금리상승에 '장기CP' 대폭 늘렸다 올들어 약 6000억 규모 발행…개별민평 급등에 공모채 발행 '부담'
이상원 기자공개 2022-08-16 07:23:15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0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올해 들어 장기 기업어음(CP)을 꾸준히 발행하고 있다. 과거 장기CP가 계열 여전사의 몫이었다면 이제는 일반 계열사까지 동참하며 전체 규모를 키우고 있다. 8월까지 파악된 발행량만 6000억원에 달한다.이처럼 장기CP 시장을 찾는 데에는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수요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롯데그룹 계열사의 전반적인 실적 하락 등으로 개별민평수익률이 크게 오르자 장기CP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캐피탈은 이달 12일 500억원 규모의 장기CP를 발행한다. 지난 6월에 이어 올들어 두 번째다. 이번까지 포함하면 장기CP로만 총 1000억원을 조달한 셈이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모두 제376-1회 회사채 차환에 사용한다.
이로써 롯데그룹이 올들어 8월까지 장기CP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5900억원 수준이다. 롯데캐피탈 등 계열 여전사를 중심으로 장기CP를 발행해 왔지만 올들어서는 일반 계열사도 동참하고 있다.
2월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시작으로 롯데렌탈, 롯데알미늄, 롯데지주, 롯데하이마트 등이 장기CP를 잇따라 발행했다. 여전사까지 더하면 총 6개의 계열사가 장기CP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7월말까지 발행한 공모채는 총 3조7490억원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610억원 감소했다. 일반 계열사가 발행한 장기CP 규모가 약 5000억원인 만큼 사실상 공모채를 대체했다.
올초 KCC, NS쇼핑, 삼성중공업, DL건설 등 일반 기업들도 장기CP 발행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단위의 발행은 사실상 롯데그룹이 유일하다. 업계에서는 변동성 확대에 공모채 수요가 얼어붙은 데다 실적 하락까지 맞물리면서 차선책으로 장기CP 시장을 찾고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주축인 쇼핑과 케미칼 실적이 부진한 데다 공모채 시장까지 위축되면서 계열사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식었다"며 "롯데그룹 계열사의 개별민평금리가 등급민평보다 높아지면서 수요예측을 치러야 하는 공모채보다 장기CP로 자금을 조달하기로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지주만 놓고 봐도 개별민평금리가 급등했음을 알 수 있다. 'AA0' 등급의 등급민평금리는 지난 9일 기준 2년물, 3년물 각각 4.009%, 4.067%다. 이에 반해 롯데지주의 개별민평금리는 2년물, 3년물 4.329%, 4.442%다. 각각 32bp, 37bp의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 장기CP의 금리 메리트는 확실하다. 발행을 앞둔 롯데캐피탈의 경우 개별민평금리는 4.539%, 4.620%다. 하지만 동일한 만기구조로 장기CP는 4.267%, 4.195%로 각각 27bp, 42bp 유리한 셈이다.
롯데그룹은 당분간 장기CP 조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반기에도 공모채 발행 여건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남은 하반기 만기 도래하는 채권의 규모 역시 총 1조5300억원에 달한다. 여전사의 경우 꾸준한 조달 수요가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계열사의 실적 악화로 신용도가 조금씩 흔들리면서 개별민평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며 "발행 자체가 힘들어 지면서 차선책으로 장기CP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이상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게임즈 대표에 칼 빼든 김장중 회장, 잘못에 예외없다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SW에서 AI로 체질개선, 핵심은 '시니어 케어'
- LG전자, 러·우 전쟁 장기화에 모스크바연구소 철수
- LS에코에너지, 1분기 날았다 '모기업과 시너지 본격'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알약 IPO' 특명받은 정진일 대표, 문제는 '기업가치'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사외이사제 취지 무색한 이사회, 독립성 강화 '안 보이네'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적자에도 재신임 얻은 정상원 대표, '글로벌 진출' 중책
- '곳간 두둑한' 쿠쿠그룹, 신규공장 매입 추진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알집' 신화로 세운 종합 ICT그룹 '경고등 켜졌다'
-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정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