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더벨 경영전략 포럼]"국내 기업들, 내년까지 단기부채·유동성 집중관리 필요"미 IRA 단기영향 제한적, 핵심광물 수입 다변화 중요…중국과 반도체 경쟁 대비해야
원충희 기자공개 2022-08-26 10:57:25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5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년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19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회생조짐을 보였던 글로벌 경기는 미국의 금리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도체 패권경쟁, 에너지·원자재·곡물 가격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 등의 요인에 위협받고 있다.환율과 물가가 치솟으면서 국내 기업이 받을 영향에 대해선 업종마다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가격전가와 환차익이 가능한 수출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인 반면 내수소비재 관련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억제법(IRA)의 영향을 두고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핵심광물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역내 의무조달 비율을 충족하기 어려워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수출경쟁력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며 수입국 다변화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CDS 프리미엄 안정세,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 적어
더벨은 2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2 더벨 경영전략포럼'에서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와 대응 방안' 관련 주제발표 후 질의응답 및 토론시간을 가졌다. 윤덕룡 한국개발연구원(KDI) 초빙연구위원(사진)의 사회로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김천구 대한상공회의소 연구위원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 인플레 영향으로 가장 타격받을 산업군은 내수소비재 관련 기업이 꼽혔다. 정용택 본부장은 "내수소비재 관련 기업 중 특히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된 종목이거나 경쟁이 치열한 내수기업의 경우 가격전가가 어려워 원가상승을 그대로 감내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독점적 수출기업은 가격전가가 가능한데다 환차익 등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통화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기업들은 내년까지 단기부채, 단기유동성을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금리가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고환율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라 한미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자본 이탈 가능성도 거론되나 펀더멘탈 평가지표인 CDS 프리미엄 등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될 수 있다는 시각은 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IRA에 대한 국내 배터리 산업의 영향 여부도 주요 이슈로 거론됐다. 김천구 연구위원은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리튬, 흑연, 코발트 등 핵심광물을 중국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어 현 시점에서는 미국 등 역내 의무조달 비율을 충족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다만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를 주로 한국·일본 업체로부터 조달하는데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광물 및 배터리 소재 관련 공급망은 해외 경쟁사도 유사한 상황이라 보조금 지급조건 변화가 국내 배터리 및 소재업체의 수출경쟁력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핵심광물 수입에 관해 호주, 인도네시아 광산 등 대체 수입국에 대한 지분투자 및 장기구매계약 체결로 수입국 다변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산업구조상 반도체 보복 쉽지 않아, 다른 산업 보복가능성 주의해야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과 관련해 점진적으로 탈중국 기류가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중국 반도체와의 경쟁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양팽 전문연구원은 "우리가 칩4동맹에 합류한 뒤 중국이 보복을 걱정하는 시각이 있는데 반도체 분야에 대해선 경제보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반도체를 공급 받아 전자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구조인데 PC의 70%, 스마트폰은 50%, 디스플레이는 30%가 중국에서 제조된다"며 "이 모든 제품은 반도체가 필수인데 특히 메모리는 한국 의존도가 커 대체재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신 과거 사드사태 때처럼 다른 산업군에 보복할 수 있으니 그 부분을 주의할 필요는 있다"며 "다만 칩4동맹이 생각보다 중국을 극단적으로 배제하는 강력한 동맹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면서 중국의 한국 압박도 톤다운 된 점을 보면 보복 가능성이 많이 낮아진 편"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으로 해외기업의 공장들이 탈중국 기조가 드러내고 현지화됐던 기업이 자국으로 돌아가는 기류가 강해졌다"며 "이에 따라 중국에 집중됐던 반도체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큰데다 중국도 반도체 생산에 성공할 경우 자국제품을 우선 사용할 것인 만큼 경쟁관계로 변화하는 방향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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