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Lockheed Martin vs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 수익성 열위지만 최근 5년간 우상향②'재무건전성' 유동비율은 안정적
박동우 기자공개 2022-11-11 07:36:45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4일 11:24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록히드마틴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교하면 매출, 자산, 시가총액 등 외형을 넘어 수익성 지표 차이도 눈에 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영업이익률, 에비타(EBITDA) 마진율은 록히드마틴보다 열위에 놓였다. 다만 최근 5년간 수치가 우상향하면서 두 회사 지표값 격차는 점점 좁혀지는 양상이다.재무건전성을 파악하는 주요 지표인 부채비율은 두 회사 모두 세자릿수다. 하지만 여기에는 선수금을 인식하는 방산업계 특수성이 반영돼 있다. 단기부채 상환 능력을 드러내는 유동비율은 두 기업 모두 100% 이상으로 안정적 수준이다.
◇수익성 : 한화에어로 'GTF RSP 계약' 변수
2022년 상반기 말 연결 기준으로 록히드마틴의 영업이익률은 12.8%다. 2014년 이래 해마다 10%대 이익률을 실현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6월 말 기준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인 5.9%로 나타났다. 다만 △2018년 1.2% △2019년 3.1% △2020년 4.6% 등으로 상승 흐름을 시현한 대목은 위안거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록히드마틴 모두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훨씬 웃도는 만큼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공통점을 갖췄다. 다만 이자보상배율의 절대값만 놓고 보면 록히드마틴이 우위를 형성했다. 올해 2분기 말 록히드마틴의 이자보상배율은 15배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5배로 집계됐다.
매출액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중을 의미하는 에비타 마진율에서도 두 회사간 격차가 드러났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데이터를 살피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에 못 미쳤으나 꾸준히 상승해왔다. △2018년 4.7% △2019년 7.3% △2020년 9.2% △2021년 9.7% 등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록히드마틴은 14~15% 수준을 유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익성 지표가 록히드마틴과 견줘 열세를 드러낸 요인으로 R&D 프로젝트가 거론된다. 2015년부터 해외 제조사인 프랫앤휘트니(P&W)와 손잡고 '기어드 터보 팬(GTF)' 항공기 엔진의 공동 개발에 나선 대목과 관련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GTF R&D에 누적 3673억원을 투입했다.
엔진 연구부터 양산, 판매, 정비 등 모든 사업 분야에서 발생한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RSP(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 약정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시 보고서를 통해 "RSP는 초기 투자 비용이 큰 편이나 애프터마켓(정비) 매출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GTF RSP 계약 기간은 2060년까지다. 이행 초기인 만큼 많은 비용이 소요되면서 회사 전체 영업이익에 결정적으로 기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항공엔진 사업부문에서만 △2018년 마이너스(-) 982억원 △2019년 -663억원 △2020년 -75억원 등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작년 8억원, 올해 상반기 17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같은 시기 회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 대비 0.2%와 9.8%에 그쳤다.
◇재무건전성 : 세자릿수 부채비율 '선수금' 특수성 반영
록히드마틴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모두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록히드마틴은 2018년 2997.03%에 도달한 뒤 해마다 낮아져, 올해 6월 말에는 352.8%로 집계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최근 5년간 부채비율은 180~220% 구간에서 등락했다. 올 상반기 말에는 197.1%로 나타났다.
다만 두 기업의 높은 부채비율에는 방산 섹터의 특수성이 반영돼 있다. 납품 계약을 수주하고 먼저 받는 돈인 '선수금'이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8년 1조5896억원 △2019년 1조9468억원 △2020년 2조2905억원의 선수금을 계상했다. 2021년에도 2조4363억원을 선수금으로 인식했는데, 연말 기준 부채총계인 7조1143억원의 34%를 차지했다.
록히드마틴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선수금과 유사한 '유동이연매출(Current Deferred Revenue)'이 2018년 64억9100만달러, 2019년 70억5400만달러, 2020년 75억4500만달러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2021년에는 유동이연매출이 81억700만달러(11조5687억원)나 잡혔는데, 그해 부채총계 399억1400만달러의 20%나 됐다.
올 상반기 말 순차입금비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2.3%로, 86.3%인 록히드마틴보다 현저히 낮다. 5년새 록히드마틴은 920.1%에서 86.3%로 833.8%포인트(p)나 하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2018년 40.1%, 2020년 31.7%에 이어 지난해 0.1%까지 낮아졌다. 현금성자산이 2018년 6763억원에서 2021년 2조6258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난 영향이 작용했다.
단기부채 상환 역량을 가늠하는 유동비율은 안정적인 편이다. 두 회사 모두 100%를 웃돌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25.7%를 기록했다. 록히드마틴의 유동비율은 127.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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