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현대일렉트릭, 마이너스 OCF가 예고한 호실적수주 증가분 소화 위한 일시적 재고자산 증가… 올해 실적 신기록으로 돌아올 전망
강용규 기자공개 2022-10-20 07:32:47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8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현대일렉트릭)이 상반기 좋지 않은 영업활동 현금흐름(OCF)을 보였다. 반면 공장에서 작업 중인 물량은 급증했다. 늘어난 전력기기 수주물량을 한창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현금흐름이 악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현대일렉트릭은 2022년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0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762억원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2분기만 놓고 보면 -1662억원으로 2017년 4월 출범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마이너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체 현금보유량 감소로 이어졌다. 현대일렉트릭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은 2021년 말 3548억원에서 상반기 말 138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런데 이 기간 재무제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금이 줄어든 것과는 반대로 재고자산이 3571억원에서 5215억원으로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현대일렉트릭의 재고자산 중 재공품(공장에서 작업 중인 물량을 재고로 기록한 것)의 규모가 지난해 말 202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3013억원으로 늘었다. 이러한 작업물량 증가와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악화가 맞닿아 있다는 것이 현대일렉트릭 측의 설명이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올해 세계적으로 전력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력기기 수주잔고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급증한 수주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평년보다 작업물량을 늘리거나 원자재를 더 많이 확보할 필요가 있었고 이것이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악화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일렉트릭은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 가운데 재고자산 항목이 -1526억원으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현대일렉트릭은 상반기 말 수주잔고가 2조967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71% 증가했다. 그동안 현대일렉트릭이 연간 3조원 안팎의 일감을 유지하고 이 가운데 1조5000억원 안팎의 물량을 소화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년 만에 1년치 수주를 다 채운 셈이다.
특히 ‘전통의 텃밭’인 중동 지역에서의 성과가 두드려졌다. 현대일렉트릭은 상반기 중동에서 3억달러어치 수주를 쌓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3% 급증한 것이며 작년 중동 수주금액을 16% 초과한 수치다.
현대일렉트릭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에너지회사 아람코의 초고압변압기 및 가스절연개폐장치 승인업체 자격을 보유했다. 이 자격을 보유한 기업은 세계적으로도 10곳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현대일렉트릭이 유일하다. 세계적 기업 아람코의 승인업체 자격은 현대일렉트릭이 중동 지역에서 전력기기 일감을 꾸준히 확보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동 지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를 필두로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등 국가들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하나 둘씩 가동되기 시작했다. 스마트시티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전력인프라가 필수인 만큼 현대일렉트릭의 중동 특수는 한동안 계속될 공산이 크다.
보유 현금이 일시적으로 줄어들기는 했어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현대일렉트릭은 단일판매 및 공급계약공시를 통해 공개하는 일부 대형 수주건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일감이 수주에서 실적으로 전환되는 시차가 6개월 안팎으로 길지 않다. 현재 작업 중인 대량의 일감은 올해 안에 현금으로 환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현대일렉트릭의 실적 신기록을 내다보는 분위기다. 현대일렉트릭은 2022년 매출 2조207억원, 영업이익 1114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도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하는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11.9% 늘고 영업이익은 1048.5% 급증하는 수치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전력기기뿐만 아니라 선박용 배전기기 및 회전기기도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호조세의 수혜로 일감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며 “현금흐름의 악화는 일시적 현상일 뿐 내부적으로는 오히려 올해 호실적을 통한 현금 창출을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SGI서울보증 IPO 돋보기]기한 내에서 최대한 신중히...예보도 팔 걷었다
-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일석삼조' 재테크 상품
- [보험경영분석]KDB생명, 보장성 집중전략에 실적·CSM 동반 개선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메리츠화재, 가용자본 증가에도 막지 못한 신설위험 영향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하나손보, 모회사 지원에 적정성 비율 오히려 상승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한화손보, 부채 증가에도 빛난 영업성과·리스크 관리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MG손보, 가용자본 급감에 적정성 비율 50%마저 하회
- [코리안리 밸류업 점검]꾸준히 커지는 해외사업, 국내 저성장 극복 기반
- [2024 이사회 평가]SK오션플랜트, 평가 개선노력 강점...견제기능은 취약점
- [2024 이사회 평가]TKG휴켐스, 구성·견제 취약점...경영성과만 평균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