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0월 27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장 존경하는 CFO가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이었습니다.” 최근 삼성그룹 CFO들을 취재하다 한 임원에게 얼떨결에 들은 말이다. 현직 CFO에 대한 성향을 물었는데 전직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만큼 전 사장에 대한 좋은 기억이 뇌리에 박혀있었다.전 사장은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CFO 출신 CEO다. 삼성생명으로 입사해 재무와 자산운용파트에서 주로 경력을 쌓다가 2015년 말 삼성증권 CFO(경영지원실장)로 발탁돼 3년간 근무한 이력이 있다.
CFO는 일반적으로 샤이(shy)하고 내향적이라는 편견이 있다. 기본적으로 재무와 회계 역량을 요구하는 자리인 탓이다. 분석과 평가를 주로 하다 보니 숫자에 매몰될 수 있고 대내외 활동은 제한적일 수 있다. 전 사장은 CFO 시절 정반대였다고 한다.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일 정도로 격의 없는 대화를 좋아했다. 소위 ‘말이 통하는' CFO였다. 그러다보니 영업현장에 대한 이해가 남달랐다. 현장에서 올라오는 영업계획에 대한 보고가 합리적인지 직접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이 됐다. 그리고 경영진을 설득해 관철시켰다고 한다.
앞선 임원은 “보고를 하면 열심히 듣고 본인만의 인사이트(통찰력)로 판단해 실행하는 분이었다”며 “CFO 본연 역할인 리스크관리에 머물지 않고 사업전반을 봤다. 그릇이 크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전 사장은 정말 CFO에 머물 그릇이 아니었다. 삼성증권 CFO 3년만인 2018년 말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됐고 2020년부턴 친정인 삼성생명으로 복귀해 사장직을 맡고 있다. 삼성생명은 그룹의 3대사업인 전자·바이오·금융 가운데 금융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주력사다.
CFO에게 필요한 ‘자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금 확인한 취재였다. 과거 CFO가 금고지기 역할을 했던 시절 ‘소통’은 필수덕목이 아니었다. 이제는 ‘기본’으로 장착해야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 학계에서도 주장하는 바다.
최근 이슈가 된 일부 은행의 횡령사건도 CFO가 현장에서 올라오는 숫자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부통제에 있어서도 CFO에게 현장을 휘어잡을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제 역할을 하는 CFO는 전 사장처럼 더 크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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