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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창업주 권원강 컴백]소진세 '혁신 DNA' 남기고 떠난다회장 퇴임 연내 마무리, 경영 고문 맡아 '후방지원' 수행

박규석 기자공개 2022-11-04 07:41:54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3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촌치킨(법인명 교촌F&B)의 혁신을 주도한 소진세 회장이 경영 수뇌부에서 물러난다. 올해를 끝으로 회장직에서 내려온다. 퇴임 후에는 고문으로 자리를 옮겨 신사업 등에 필요한 후방지원을 맡을 예정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소 회장은 다음달 퇴임한다. 앞서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의 임기도 완료된 만큼 퇴임식 등이 마무리되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된다. 2019년 4월 전문경영인으로 합류한 지 약 4년 만이다.

퇴임 사유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올 3월 권원강 창업주가 이사회 의장에 오르면서 소 회장의 거취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권 의장 복귀 후 소 회장의 사내 지배력이 약화되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교촌치킨은 권 의장 취임 직후 신임 대표이사 선임과 조직개편, 비전 발표 등을 단행했다.

<소진세 교촌F&B 회장>

◇내실 강화 '경영 선진화' 방점

교촌치킨은 소 회장이 경영을 맡았던 지난 4년 동안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했다. 저수익 사업 정리와 내부통제 강화, 신사업 진출 등을 단기간에 일궜다. 이러한 성과는 치킨프랜차이즈 최초 코스피 상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 회장은 취임 직후 교촌치킨의 저수익 브랜드를 과감히 정리했다. 사업의 내실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었고 이 과정에서 담김쌈과 숙성72 등을 철수시켰다. 동시에 실적이 부진했던 계열사인 수현에프앤비와 케이씨웨이는 흡수 합병했다.

생산과 재무, 인사 등을 하나로 통합·관리하기 위해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도 도입했다. ERP는 기업의 생산과 재무, 인사 등을 하나로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존 6단계였던 직급을 담당과 책임, 수석 등 3단계로 축소했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 실무자들의 피로감을 줄이는 게 핵심이었다.

경영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는 감사위원회도 선제적으로 설치했다.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지만 상장 1년 전부터 관련 기구를 설치·운용했다. 동시에 내부거래위원회도 조직해 회사의 내외부 통제도 강화했다. 최근에는 창립 후 처음으로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통해 감사위원을 발탁하기도 했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지역별 인프라를 구축해 전국 단위 물류 네트워크를 완성시켰다. 기존에는 영남권과 호남권 물류센터가 전부였지만 이를 수도권과 경남권까지 확대시켰다.

경기 평택에 자리 잡은 수도권 복합센터의 경우 지난해 4월에 완공됐고 같은 해 8월 경남 남부물류센터가 구축됐다. 수도권 복합센터의 경우 전국 물류센터 중 가장 큰 규모로 기존 일평균 수용 능력 85t(톤) 규모의 2.5배인 200t 이상의 물량을 수용할 수 있다. 신사업인 닭고기 HMR(가정간편식) 제품의 공급을 위한 전진기지로도 활용하고 있다.

◇수제맥주 등 '미래 동력' 초석 확보

소 회장은 교촌치킨의 체질 개선과 더불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토대를 다지는데도 역량을 모았다. 부실사업 정리와 상장을 통해 실탄이 마련된 만큼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게 목표였다.

우선 글로벌 영토 확장에 집중했다. 교촌치킨의 사업이 내수이 집중됐던 만큼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수익원 창출에 힘썼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Galadari Brothers Group)과 마스터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었다. MF 사업은 진출 국가 등에서 파트너를 선정해 상표 및 개발 등에 대한 독점 사업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직영점과 달리 매장 개설과 현지 고용 등을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당시 계약으로 교촌에프앤비는 중동지역과 아프리카 모로코 등 총 9개국에 10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은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지역에서 40여년간 글로벌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브랜드 사업을 하고 있다.

신사업의 일환으로는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치맥(치킨+맥주) 문화'를 활용해 본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꾀하고 있다. 수제맥주 사업을 위해서는 지난해 5월 인덜지와의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며 '문베어브루잉'을 114억원 규모에 인수했다.

문베어브루잉 공장이 위치한 강원도 고성군의 경우 수상레저와 해변을 즐기는 관광객이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주변에 위치한 속초의 경우 '서핑 명소' 등으로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서핑 또는 해변 등의 지역 특색을 활용할 경우 자체 매장은 물론 인근 교촌치킨 매장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혁신을 위한 첨단 기술 확보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며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협동로봇'을 매장에 설치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치킨 튀김 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위해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와 협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직접투자까지 뛰어들었다. IT 솔루션 스타트업 '푸드대시'에 지분 및 공동개발 투자 방식으로 총 40억원을 투입한다. 첫 스타트업 투자로 푸드대시를 통해 독자적인 IT 서비스 역량을 확보하는 게 골자다. 특히 차세대 주문앱 서비스를 위한 공동개발로만 1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임기를 모두 마친 소진세 회장은 창업주와 회장직을 더 이상 맡지 않겠다는 공감대를 가졌다"며 "교촌은 연말까지 뉴 교촌을 위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조직개편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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