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 시대, 종합상사는 날았다]'트레이딩 집중' 현대코퍼, 사업 확장기 열리나⑤계열분리 이후 사상최대 실적 달성..."수익다각화 작업 박차"
이호준 기자공개 2022-11-29 07:40:58
[편집자주]
상사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포스코인터, LX인터 등은 영업이익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현대코퍼, GS글로벌 등 중견 종합상사들도 호실적이 전망된다. 표면적인 이유는 원-달러 환율 강세(원화 가치는 약세) 등 긍정적인 업황이 꼽히지만 오히려 사업 다각화 등 기초 체력을 단단하게 키워 온 상사업계의 그간 노력이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나홀로 호황'을 맞은 상사업계를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4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본업에 집중한 효과는 확실했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 계열분리된 2016년 이후 현대코퍼레이션은 지속적으로 철강과 석유화학 부문의 트레이딩 물량을 확대해 왔고 올해 우호적인 대외환경 속에서 크게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계열분리 이후 사상 최대실적에 도달한 상황이다.이런 성과에 힘입어 회사는 확장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구축 사업 등을 목적 사업에 추가했다. 당분간 원자재가격 강세와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외형 확대를 이어갈 수 있는 견조한 이익 흐름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2년새 자산규모 8000억원 증가
올해 3분기 기준 현대코퍼레이션의 자산규모는 약 2조원이다. 지난 2020년 현대코퍼레이션의 자산규모가 1조2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2년 만에 8000억원 넘게 덩치가 커진 셈이다.
무엇보다 트레이딩(중계 무역)에 집중해 몸집을 키웠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내 주요 종합상사들은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해 오면서 대규모 투자를 통한 트레이딩 이외의 사업 진출에 힘을 쏟아온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현대코퍼레이션은 대부분의 이익이 상사업에서 나온다. 회사는 현재 △철강, △승용부품, △상용에너지, △기계선박, △석유화학 제품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의 약 90% 이상(현대퓨얼 등 자회사 포함)이 트레이딩에서 창출됐다.
트레이딩에 우호적인 고환율 지속과 같은 대외환경 속에 실적이 크게 개선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2020년 약 2조8800억원 규모였던 매출액은 올해 3분기에 약 4조57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가까이 성장했다.
영업이익 개선 폭도 컸다. 같은 기간 332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최근 583억원으로 늘었다. 2016년 계열 분리 이후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여기에 물류 운임이 빠르게 안정되는 최근의 흐름을 감안하면 당분간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승용부품 영업이익 비중 확대
사업의 무게추가 변화한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그간 철강과 석유화학 부문이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책임져 왔다. 다만 올 들어 완성차부터 자동차 부품 및 상용버스와 같은 승용부품 사업 비중이 최근 17%로 상향됐다.
본업에서 쌓아 온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 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어진 후부터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주변국과의 거래 물량을 확대했다. 회사는 최근 들어서도 이탈리아 무역 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거점을 늘리고 있다.
호실적이 '범현대가' 물량에만 기인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계열 분리 이후에도 현대코퍼레이션은 현대제철·현대차·기아차··현대오일뱅크·현대중공업 등 이전 현대그룹 소속 기업들의 제품을 트레이딩하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년 전에는 전체 매출 중 범현대가 물량 비중이 70%대 중반을 차지했지만 현재는 약 60%대로 낮아진 상황이다. 제조사 다변화 차원에서 철강과 석유화학에서는 '비현대가', 승용부품에서는 강소기업 제품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곳간 사정도 나아졌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이 2년 전 388억원에서 631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기간 2500억원 수준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최근 3500억원으로 늘었다.
제조 밸류체인 확장을 통해 수익 다변화를 꾀하는 현대코퍼레이션 입장에서는 다소 여력이 생겼다. 회사는 최근 자동차 내장제품 제조하는 인도네시아 합작법인을 세웠다. 국내 강소기업과도 파트너십을 고민하는 등 수익 다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트레이딩 상품 및 상권이 전체적으로 확장됐다"며 "현재 수소 및 2차전지 소재 분야도 벤처 투자 및 다른 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사업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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