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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하나대체 미국 이베이 오피스 펀드 투자자 "뿔났다" 만기 1년도 채 안남았는데…배당금 2년째 감감무소식

조영진 기자공개 2022-12-09 07:32:28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6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저금리 시대에 높은 배당수익률로 주목받았던 해외부동산 투자가 분배금 지급에 애를 먹고 있다. 미국 이베이 오피스에 투자한 이화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도 당초 계획을 일부 수정하고 만기가 1년 남은 펀드의 원금 보전에도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화일반사모20호'와 '하나대체투자일반사모88호'는 투자자들에게 2년째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1월 수익자들에게 마지막 배당금을 지급한 이후 당초 약속한 배당주기(6개월)를 수차례 넘긴 셈이다.

해당 사모펀드들은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의 '이베이 HQ North Campus'를 매입한 리츠 'KT North First'의 보통주에 투자한 상품이다. 지난 2018년 5월 설정된 이화일반사모20호와 하나대체투자일반사모88호의 설정원본은 각각 90억원, 210억원 수준이다. 리츠 수익증권 총액은 약 550억원이며, 리츠사업자는 도이치뱅크로부터 약 950억원의 대출금을 추가 조달해 이베이 오피스를 매입했다.

배당금 지급중단은 부동산담보대출 계약서상 트리거 조항인 주요 임차인 변경사태가 발생하면서 대주단이 '캐쉬 스윕' 권한을 발동했기 때문이다. '캐쉬 스윕'이란 투자자 앞으로 배분될 현금흐름을 상환만기일 전에 원금상환에 투입하는 것이다. 대주단은 지난해 초부터 이베이로부터 수취하는 임대료 및 이익금을 회수해 대주 계좌에 매월 적립하고 있다.

이베이의 사업중단이 대주단의 캐쉬스윕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이베이는 총 25만 제곱피트에 달하는 4개 구역에 대해 순차적으로 사업 운영을 중단한 상황이다. 다만 임대료 지불 등 임대차계약 관련 의무사항은 성실히 이행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18년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끈 이베이 오피스 투자는 연평균 배당수익률 6.6%(달러 기준), 매각차익을 포함한 투자수익률 8.6% 등을 내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은 이베이라는 유명 임차인이 2029년까지 장기 렌트한다는 점, 당시 저조한 시중금리 대비 높은 투자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 펀드 판매사인 신한은행에 내방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치솟은 부동산 임대료와 인건비,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높은 세율 등이 미국 IT기업의 실리콘밸리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실리콘밸리에 있던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캘리포니아를 떠나 캐나다 토론토에 집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2월 토론토 시내의 50층 규모 빌딩으로 이전했고, 애플과 아마존 또한 인근 빌딩에 최근 자리를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리츠 사업자와 대주단은 이베이로부터 임대료를 매월 수령하고 있지만, 오는 2025년 4월 이베이의 임대차계약 조기해지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공실 리스크 제거가 시급한 상황이다. 공실 리스크는 자산가치의 하락을 불러일으켜 수익증권의 평가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 독일 트리아논빌딩을 매입한 이지스자산운용도 기존 임차인의 사무실 이전 통보로 인해 자산가치 하락, LTV(담보대출비율) 상승 등이 발생해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베이 오피스를 관리 중인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 파이낸싱 시장이 불안정하고 신규 임차인도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임대차 계약 해지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중"이라며 "향후 이베이가 지급할 해지 위약금이 확정되고 미국 임대차 및 파이낸싱 시장이 안정화돼야 실효성 있는 임차인 교체 방안이 도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캐쉬 스윕 이벤트가 해소된다 해도 펀드 배당금 지급이 곧바로 재개될 것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이베이의 잔여임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탓에 펀드 배당금을 유보해 신규 임차인 확보 비용으로 사용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지 자산관리사는 임차인 교체를 위한 외관 리모델링 견적으로 약 1250만 달러를 책정한 상황이다. 임차인 교체 비용이 이베이의 계약해지 위약금으로 충당할 수 없을 경우, 부족금액만큼 캐시 스윕 계좌 및 향후 펀드 배당금 등에서 사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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