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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콘텐츠 경쟁력 점검] '들쑥날쑥 실적' 팬엔터, 드라마 의존 줄이기 성공할까②제작 편수가 연간 매출 좌우, 영화·식음료 프랜차이즈 사업 '주목'

구혜린 기자공개 2022-12-28 09:01:19

[편집자주]

국내 콘텐츠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기회를 잡았다. '오징어 게임'과 '방탄소년단(BTS)'의 세계적인 성공 사례는 새로운 시장의 개화를 예고했다. 원천 지식재산권(IP)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물밑에서는 중소 콘텐츠 기업 간의 제작 사업(CP) 역량 강화 경쟁이 치열하다. 더벨은 콘텐츠 기업의 경쟁력과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6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엔터테인먼트의 연간 매출액은 드라마 공급량에 따라 편차가 크다. 전체 매출액의 80%를 단일 사업부문에 의존함에 따라 제작 편수에 따라 전체 실적이 좌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영화 및 식음료 프랜차이즈를 신사업으로 지목하고 다양한 시도에 나선 상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팬엔터테인먼트는 올해 3분기 누적 별도기준 매출액 133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51%, 60% 감소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20억원으로 같은 기간 35% 줄어들었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연결 자회사가 없다.

올해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제작 드라마 편수가 지난해 대비 적기 때문이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드라마 'OK광자매'와 '라켓소년단', '두번째 남편'을 공급해 25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는 KT 스튜디오지니와 65억원 상당의 드라마 '가우스 전자' 공급 계약을 마치고 방영 중인 상태다. '꽃선비 열애사' 및 '돌풍'은 내년 상반기 방영 예정으로 제작 단계이며, '꽃선비 열애사'의 일본 방영권 라이선스 판매금만 연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팬엔터테인먼트의 연간 실적은 드라마 공급량에 따라 편차가 크다. 팬엔터테인먼트가 드라마 사업만으로 손실을 본 적은 없다. 영화사업이 작품에 흥행 여부에 따라 소위 '대박'과 '쪽박'이 갈리는 것과 달리 드라마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돼 있다. 드라마를 구입하기로 한 채널이 제작비를 선 부담하면 제작사가 제작비 이내에서 수익을 남기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시청률 연동제' 등의 계약 방식에 따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거나, 해외 수출이 잘 될 경우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문제는 드라마 사업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단 점에 있다. 팬엔터테인먼트 전체 매출액 중 드라마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지난 2018년과 2020년 팬엔터테인먼트는 각각 '데릴남편오작두', '청춘기록'이란 드라마 1편 만을 제작했는데, 이 때 매출액은 연 평균 매출액의 절반가량으로 축소됐다. 최근 팬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사업부문은 작품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급 시점을 조절하고 있는데, 공급 지연으로 작품 수가 적은 해에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수밖에 없다.

팬엔터테인먼트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장기간 수익원 다각화를 모색해왔다. 드라마 사업 외 신사업은 크게 엔터사업과 비(非)엔터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엔터사업은 매니지먼트와 영화·공연사업, 비엔터사업은 머천다이징과 식음료 프랜차이즈 사업 등이다. 매니지먼트 사업의 경우 자회사인 '팬스타즈컴퍼니'가 주축이 돼 전개됐다. 팬스타즈컴퍼니(옛 헤븐리스타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07년 팬엔터테인먼트가 자본금 2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연예기획사로 배우 전혜빈, 표예진 등이 소속된 곳이다.

다만 매니지먼트 사업은 앞으로 수익 기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6월 팬스타즈컴퍼니 지분 80%를 양도하면서 지배력을 상실했다. 지분 처분이익 11억원을 올렸으나,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장기대여금도 집계돼 있다. 2020년부터 김희열 팬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이 팬스타즈컴퍼니의 유일한 등기임원(사내이사)으로 대표를 맡고 있었지만, 지분 양도와 동시에 김현국 팬스타즈컴퍼니 본부장으로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도 교체된 상태다.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건 영화사업이다. 팬엔터테인먼트는 2016년 CJ ENM이 배급한 영화 '아가씨' 부분투자로 영화사업에 첫 발을 내딛였다. 2019년부터 미미하지만 영화 사업부문도 수익을 내왔다. 현재 카카오웹툰의 '저택의 주인', '국민사형투표', '악의는 없다' 판권을 확보해 시나리오 작업 등 제작 준비 단계에 있다. 드라마 사업부문에서 IP(지식재산권)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 영화 사업부문에서도 나타난다.

식음료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오랜 기간 관심을 기울여왔다. 팬엔터테인먼트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달콤커피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2012년엔 심지용 생어거스틴 대표와 절반씩 출자해 식자재 공급 및 음식점 프랜차이즈업을 영위 목적의 '팬에프앤비'를 설립했다. 팬에프앤비 대표는 심지용 씨가 맡고 있으며 식자재 공급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기준 해당 법인은 매출액 7억원, 순이익 1억원을 올렸다.

식음료 프랜차이즈 사업은 팬엔터테인먼트의 대형 사옥을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소재 지상 13층, 지하 5층 규모 사옥을 보유 중이다. 해당 건물 내엔 생어거스틴, 참맛집, 실일식, 비엔나커피하우스 등 각종 식음 업체들이 입점돼 있다. 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사옥 '더 팬'을 기점으로 식음료 프랜차이즈 사업 등 미래 성장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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