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2월 30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저 시공 전문업체 KT서브마린이 내달 중순 주주총회를 연다. 새해 첫 안건은 LS전선 출신 임원들의 이사회 진입에 대한 내용이다. 앞서 지난 10월 시행됐던 LS전선의 KT서브마린 지분 16% 인수의 후속 행보로,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재경부문 임원들이 자리하게 될 예정이다.

LS전선은 콜옵션 권리도 보유했다. 2대 주주이지만 내년 2분기부터 사용 가능한 콜옵션을 행사하면 KT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LS전선 인수의지가 변하지 않는 한 콜옵션 행사는 확정적이다. 재무라인 임원의 이사회 진입 역시 최대주주 등극 및 본격적인 편입에 앞서 KT서브마린 경영에 참여하고 재무 및 자산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는 사전 작업으로 여겨진다.


KT서브마린의 주총 이사 선임 후보자는 김진용 재무본부장(사내이사)과 이상호 LS전선 CFO·재경구매본부장(기타비상무이사) 전무다. 김 본부장은 이달부터 KT서브마린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LS전선 내에서는 국제금융팀 등을 거쳐 올해 11월까지 LS전선 재경부문장으로 재직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상무 승진한 뒤 KT서브마린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전무는 2014년부터 LS전선 재경부문장을 맡은 인물로 그룹내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2015년 이사, 2018년 상무로 쾌속 승진해 지난해는 전무 자리에 올랐다. 특히 그는 재경구매본부장이라는 직함이 말해주 듯 재경업무 외에도 LS전선 영업에 중요한 최고구매책임자(CPO)도 겸해 영업전반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구매업무까지 담당하면서 이 전무는 7년간 그룹 간판사인 LS전선의 CFO 자리를 지켜왔다. 재무뿐 아니라 영업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충분한 성과를 내왔다는 의미다. 특히 전선사업은 주 원료인 구리 등의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 할 수록 외형과 마진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구매 업무의 중요성이 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인수기업의 재경부문 임원이 피인수 예정 업체의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진입했다는 것은 시너지 효과 모색은 물론 경영과 재무상황 전반에 대해 들여다보고 직접 컨트롤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LS전선 재경 출신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한 만큼 KT서브마린의 편입을 위한 준비 및 체질 개선 작업이 내년부터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KT서브마린은 유동비율 등 부채상태는 나쁘지 않으나 모기업 KT와의 약한 시너지 효과 등으로 수주 현황이나 실적은 좋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이 299억원, 영업손실 51억원이고 시공실적도 190억원까지 줄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매출원가 및 판관비가 375억원으로 매출인 328억원보다 커 영업적자에 처했다. 2020년과 지난해 모두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중이 각각 98.7%, 101.5%에 달할 정도로 원가 관리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단가 문제가 겹쳐있어 LS전선 편입 이후 나아질 가능성도 높지만 KT서브마린 자체의 개선이 필요하다.

KT서브마린은 새해 신규이사 2인의 선임 안건 통과와 함께 3분기 기준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 상당한 변화를 맞이할 예정이다. 정관상 이사회 인원은 최대 8명인데 이승용 대표이사 등 상당수 KT출신 이사의 임기만료가 내년 정기주총까지다. 1월 주총은 임시인 만큼 현재 이사회 인원 중 최소 1명은 내려오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