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LB인베, 1887억 밸류 쉽지 않아…시총 톱5도 '불투명'불황에 실적까지 발목…대박 칠 포트폴리오 앞세운 세일즈 필요
강철 기자공개 2023-01-06 15:20:55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3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굴지의 벤처캐피탈인 LB인베스트먼트가 1분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공모를 추진한다. 작년 6월 예비심사 청구 당시 산정한 최대 1887억원의 공모가 시가총액을 확정하며 염원하던 증시 입성을 만족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1887억원을 확정하면 상장과 동시에 국내 벤처캐피탈 시가총액 순위 Top5에 오를 수 있다. 다만 극도로 침체된 증시와 이로 인한 실적 악화를 감안할 때 2000억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을 확정하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1분기 공모 나선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최근 상장위원회를 열고 LB인베스트먼트의 기업공개(IPO) 승인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지난해 6월 10일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지 약 6개월만에 공모 절차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KTB네트워크는 올해 1분기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공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재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구체적인 공모 스케줄을 조율하고 있다. 1분기 상장을 목표로 잡은 만큼 늦어도 다음달 중에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 물량은 전체 상장 예정 주식수의 약 30%인 750만주를 책정했다. 공모 구조는 신주 발행과 구주 매출을 병행하는 것이 유력하다. 상장에 맞춰 유통 주식수를 늘려야 하는 만큼 지분 100%를 소유한 ㈜LB가 보유 주식 일부를 매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모회사 지분율이 과하게 높은 예비 상장사는 거래소가 심사 단계에서부터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적정 수준으로 맞추기를 요구한다"며 "통상 상장 후 70% 안팎이 되도록 구주 매출 비율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1996년 7월 설립된 벤처캐피탈이다. 작년 말 기준 10~15개의 벤처펀드를 운용하며 스타트업 발굴부터 그로쓰캐피탈까지 다양한 종류의 투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운용자산(AUM)은 약 1조원에 달한다.
1조원의 AUM을 기반으로 연간 300억~400억원의 매출액과 5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꾸준하게 창출하고 있다. 2021년에는 사상 최대인 매출액 494억원, 영업이익 311억원, 순이익 246억원을 기록했다.
박기호 대표를 위시한 LB인베스트먼트 경영진은 성장 흐름이 본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한 2018년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IPO를 본격 추진했다. 목표로 잡은 1분기 상장을 원활하게 마치면 염원하던 코스닥 입성의 꿈을 약 5년만에 이룬다.
◇실적 악화 가능성 높아
LB인베스트먼트는 작년 6월 예비심사 청구 당시 공모가 밴드를 6700∼7500원(액면가 1000원)으로 제시했다. 이 밴드에 상장 예정 주식수 2515만주를 곱한 시가총액은 1685억~1887억원이다. 공모가 밴드 상단으로 확정하면 1887억원의 시가총액 확정이 가능하다.
1887억원은 상장 벤처캐피탈 기준 Top5에 오를 수 있는 시가총액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주권을 거래하는 벤처캐피탈은 약 15곳 정도다. 이 가운데 다올인베스트먼트와 아주IB투자를 비롯한 4~5곳만이 2000억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벤처캐피탈의 최근 시가총액은 다올인베스트먼트 3110억원, 우리기술투자 3087억원, 아주IB투자 2580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 2146억원, 미래에셋벤처투자 1990억원, SBI인베스트먼트 1710억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1200억원 등이다.
다만 LB인베스트먼트가 증권신고서에 실제 반영하는 공모가 시가총액은 1887억원보다 작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가 작년 하반기에 더욱 침체됐기 때문에 투자자 모집 리스크를 수반한 채 6개월 전에 산정한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작년 순이익이 2021년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을 가능성이 높은 점도 변수다. LB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국내 벤처캐피탈은 대부분 지난해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증시 침체로 인해 투자조합수익과 지분법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펀더멘텔과 업황 모두 LB인베스트먼트가 당초 기대한 결과를 얻기 쉽지 않은 조건"이라며 "그나마 기관 투자자의 북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연초에 공모를 진행하는 점은 물량 소화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의 동의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면 공모가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산정하는 것이 상장 완수를 위해 필요해 보인다"며 "보유 중인 포트폴리오 가운데 소위 대박을 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집중 부각하는 방식으로 세일즈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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