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자회사 상장 앞둔 테라사이언스, 4년 반만에 새 주인 맞이①610억 거래, 씨디에스홀딩스 최대주주 등극…흑자전환·자회사 IPO 기대감에 '제값' 성사
서하나 기자공개 2023-01-20 10:16:48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9일 09: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테라사이언스가 약 4년 반만에 씨디에스홀딩스를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지속된 적자에 시달리던 테라사이언스는 오랜 기간 신성장동력 찾기에 매진해왔다. 최근 본업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다 산업 자체의 업사이드, 미국 자회사 기업공개(IPO) 등 기대감이 겹치며 제값에 매각이 성사된 것으로 분석된다.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테라사이언스 최대주주 블루밍홀딩스는 최근 경영권을 포함한 구주를 약 400억원 규모에 넘기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씨디에스홀딩스는 테라사이언스 지분 663만3403주(7.63%)를 1주당 3762원에 취득해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랐다. 벨에어조합1호는 400만주(4.6%)를 취득했다.
동시에 유상증자를 통해 약 210억원 규모의 거래도 진행했다. 씨디에스홀딩스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017만8117주를 취득했다. 1주당 신주 발행가는 1965원으로 책정됐다. 해당 물량엔 1년간 보호예수가 걸렸다. 전지윤씨도 같은 방식으로 50만8905주를 약 10억원에 사들였다. 해당 물량은 별도의 보호예수 기간을 두지 않았다.
유상증자 후 씨디에스홀딩스 지분율은 약 10.95%로 올라설 예정이다. 이를 포함한 1주당 평균 매입가를 산출하면 2674원이다. 이후 벨에어조합1호의 지분율은 약 4.1%로 소폭 변동된다. 계약과 동시에 약 40억원을 지급한 뒤 2월 15일 중도금 20%(약 80억원), 3월 15일 잔금 70%(약 280억원)을 지급한다. 이후 씨디에스홀딩스가 지정하는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면서 최종 경영권을 이전하게 된다.
이번 최대주주 손바뀜은 2018년 5월 2대 주주였던 블루밍홀딩스가 전환권 행사로 최대주주에 올라선 지 약 4년 반만이다. 당시 블루밍홀딩스는 전환사채(CB) 55만8312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기존 612만4704주였던 주식 수를 668만3016주로 늘리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오랜 적자에 시달리던 테라사이언스가 본업 흑자전환과 자회사 상장이란 긍정적인 상황을 일군 데다 산업 자체의 업사이드 기대감이란 호재를 만나 드디어 제값에 매각을 성사시켰다. 이번 거래일(16일) 종가 기준 주가인 2395원을 대입하면 이번 거래에는 약 57%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책정됐다.
테라사이언스는 1993년 삼원금속으로 설립됐다. 유압으로 작동하는 기계의 유압 발생원에 부착돼 유체가 흐르도록 하는 파이프인 '유압용 관이음쇠'를 주로 생산한다. 주요 매출처는 볼보그룹코리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 존 디어(JOHN DEERE) 등 국내외 중장비 제조사다. 이 밖에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와 가상자산 플랫폼 신사업을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
테라사이언스는 오랜 기간 적자의 늪에 빠져 있었다. 2017년 23억원이던 당기순손실 규모는 2020년 84억원까지 불어났다. 2021년 당기순손실 규모를 21억원으로 줄였지만 5년간 누적 순손실 규모는 무려 187억원에 이르렀다. 이 기간 누적 영업적자도 약 60억원을 기록했다.
테라사이언스는 그동안 CB 발행과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재무 부담을 줄이는 한편 M&A 등으로 활로를 찾는데 힘썼다. 2021년 4월 미국의 바이오 기업 '온코펩(OncoPep, Inc)' 지분을 인수해 사업을 다각화한 일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엔 암호화폐 거래소인 소켓게이밍 지분 100%를 인수했다.
반등의 신호탄은 지난해 자회사 테라테크노스의 성공적인 매각으로 터뜨렸다. 테라사이언스는 2017년 4월 약 55억원에 매입한 테라테크노스를 지난해 7월 포스코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에 약 478억원에 매각했다. 해당 거래로 약 5년 만에 9배 가까운 차익을 거뒀다.
더 큰 수확은 줄곧 연구개발(R&D)에 매진하느라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자회사 매각으로 연결기준 손실 규모를 크게 줄였다는 점이다. 테라테크노스는 2차 전지용 고성능 실리콘 산화물 음극 소재 개발사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해 매각 직전까지 비용을 투입해야 했다. 매각 직전연도 당기순손실 17억원으로 적자 상태였다.
동시에 테라사이언스는 가동률 및 위탁생산 효율화 등에 주력하며 본업에서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3분기 동안 당기순이익 약 449억원을 거뒀다. 이 추세대로면 약 5년만에 연간 흑자전환이 유력하다.
가까운 미래에 우크라이나 국가 재건 사업 실현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종전 이후 국가 재건을 목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향후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이뤄지면 중장비를 중심으로 한 제조부품 수요가 급증해 테라사이언스 주력 사업인 유압용 관이음쇠 수요도 함께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보스턴 소재 자회사 온코펩의 IPO 가시화란 희망적인 소식도 들리고 있다. 온코펩은 면역항암백신 'PVX-410'을 주력 파이프라인 삼아 '재발 없는 암 치료'를 모토로 삼고 있는 면역 치료 전문 기업이다. 현재 임상 1상 및 2상에 돌입한 유방암과 골수암 등 혈액암 계열 총 7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진행 중인 기술성 평가 심사를 마치는 대로 올해 상반기 내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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