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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업체 2세경영 돋보기]형과 한배 탄 강호철 대교홀딩스 대표, '보수 안정' 안살림 허리띠 죈다영업손실 누적 개발비 자산화율 '0', 금융상품 투자 비중도 축소 기조

이우찬 기자공개 2023-01-27 08:25:17

[편집자주]

비대면 소비 열풍을 몰고온 팬데믹 이후 교육기업 오너 2세들의 경영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1세대 창업주들이 학습지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다졌다면 이들은 에듀테크 전환에 앞장서거나 시니어와 여행 등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덩달아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업계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교원·웅진·대교 등 국내 교육기업 빅3의 2세 경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5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은 다른 교육업체 대주주 일가 처럼 두 아들의 역할을 구분짓고 있다. 장남과 차남은 각각 사업과 재무로 색채를 강화한다. 핵심 사업회사 대교의 경우 장남은 전략·기획·인수합병(M&A)을 총괄하는 대표를, 차남은 내부회계관리자를 각각 맡는다.

강 회장의 둘째 아들 강호철 대교홀딩스 대표(사진)는 크게 2가지 직급과 직책을 보유한다. 우선 강 회장과 함께 대교홀딩스 각자대표를 맡는다. 단독 CEO인 형 강호준 대교 대표와 대비되는 지점이다. 강 대표는 또 내부회계관리자를 맡는다.

2021년 닻을 올린 강호준호 체제에서 보수적 재무 기조로 자금을 관리하고 운용하는데 역점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 대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0년부터 작년 9월까지 총 8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자금을 보수적으로 집행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펼쳐졌다.

◇재무 분야 경험 축적, 대교 내부회계관리자

1982년생으로 보스턴대 경영학 학사를 졸업한 강호철 대표는 경영 수업 초기 사업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교아메리카 법인장을 맡았고 2017년부터 2년여 동안 대교홀딩스 경영혁신실장을 지냈다. 2019년 대교와 대교홀딩스 CFO에 선임되며 재무 쪽에서 기반을 다졌다.

강호준호(號)에서 R&D(연구개발) 회계의 보수적 기조 전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극적이던 투자자산 운용 기조도 비중을 축소하며 자금의 안정적인 관리에 방점을 찍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부터 시행한 연구비 회계 처리 변경은 보수적 회계 정책의 사례로 꼽힌다. 대교의 사내 회계정책을 변경해 디지털 신제품 개발 외 기존 제품 관련 비용을 개발비(무형자산)에서 제외해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자회사 디지털 소프트웨어 자산만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이외에는 모두 당기 판관비로 처리했다.

미래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연구 과제를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당기에 판관비로 처리하는 보수적 회계로 평가된다. 개발비 자산화율은 2017년 92.4%를 기록하는 등 2016~2019년 85%를 웃돌았으나 2020년 79%로 하락했다. 2021년 38.4%까지 내려갔고 지난해 9월 기준 '0'을 기록했다. 팬데믹 이전 진행해온 개발 과제들이 손상차손으로 이어지며 비용 부담으로 돌아온 상황에서 연구비 회계를 보수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금융자산 비중도 축소, 안정에 방점

대교의 자산 규모는 작년 9월 말 기준 7717억원에 달한다. 최근 3년(2020~2022) 연속 적자에도 대교의 믿을 구석으로 통한다. 영업손실이 누적됐지만 금융·부동산 등 활용할 수 있는 가용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팬데믹 이전 적극적인 투자상품 운용으로 자산 증식을 꾀하기도 했다.

2021년 말 기준 전체 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은 32%다. 이중 당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과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은 각각 1225억원, 573억원이다. 유동자산의 경우 주로 펀드 상품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유동자산의 경우 ELS 등 주가연계 상품, 투자조합 출자금 등으로 이뤄져 있다.

ELS, 펀드, MMF 등 단기금융자산 투자에 적극적이었으나 최근 기조 변화가 감지된다. 금융주산 투자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2016년~2018년 자산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9%, 49%, 43%에서 2019년~2021년 각각 35%, 32% 32%로 하락했다. 작년 9월 말 기준 이 비중은 24%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 늦어지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재무 체력은 튼튼한 편"이라면서도 "팬데믹으로 3년간 누적된 적자 경영으로 투자 기조가 보수적으로 바뀐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교가 디지털 전환 투자에 따른 회수 시기를 올해로 못박은 만큼 당분간 투자 확대 보다 안정에 힘이 실릴 것으로 분석된다. 대교 관계자는 "가용 재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상품은 원금보장형으로 안정적 자금 관리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다양한 상품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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