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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모바일 승부수]신의 한 수였던 '탈 중국'…마침표 아닌 쉼표 찍는다⑫올해 중국 JDM 확대 계획, '현지 맞춤' SCM·마케팅 전략 구상 중

손현지 기자공개 2023-03-06 11:05:14

[편집자주]

삼성전자의 모바일 업력은 자그마치 40년이다. 그 긴 역사 속에서 '애니콜', '갤럭시' 등 글로벌이 열광하는 대중적 브랜드가 탄생했다. 최근 삼성 모바일 조직은 이전과는 다른 미션에 맞닥뜨렸다. 대외적으로는 애플, 샤오미, 오포, 구글 등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을 견뎌야 하며 내부적으론 생활가전·네트워크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삼성의 최근 제품 혁신, 키맨전략, 글로벌 전략 변화들을 짚고 경쟁력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2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엔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났다. 다수의 세트사들이 애플의 아이폰14프로, 프로맥스14 출시를 앞두고 잔뜩 긴장했다. 이같은 분위기와 달리 애플은 '어닝쇼크'를 냈다. 중국 리스크 영향이 컸다. 중국 내 코로나19 락다운 조치가 심화되면서 중국 내 애플의 정저우 공장이 생산 차질을 빚었고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반사이익을 누린건 숙명의 라이벌, 삼성전자였다. 삼성은 중국에서 일찍이 발을 뺐다. 2019년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기지였던 후이저우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생산 중심축을 베트남 등 동남아쪽으로 전환시켰다. 작년 삼성이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지킬 수 있던 주 배경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탈 중국 조치는 '신의 한 수'로 평가된다.

그렇지만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다. 최근 치열해진 스마트폰 점유율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중국은 꼭 필요한 소비시장이다. 삼성이 지금이야 현지 점유율은 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지만, 2013년 전엔 20% 넘는 현지 점유율 꿰차며 성장가도를 이뤄냈다.

삼성 MX사업부는 중국 재도약의 끈을 놓치지 않고 '쉼표'를 찍고 있다. 향후 프리미엄 기술력을 앞세운 전략으로 리브랜딩한 뒤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현지에 있는 안드로이드 기반 세트사들의 물량공세와 삼성 베끼기를 이겨낼 방법은 초격차 기술력 뿐이라고 판단했다.

올해는 중국 합작개발생산(JDM) 물량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JDM이란 삼성이 설계한 제품을 협력사에 위탁하는 방식을 말한다. 한종희 삼성 DX부문장 부회장도 직속에 중국 사업혁신팀을 주축으로 현지 맞춤형 사업방향에 대한 고민과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나온 삼성, 글로벌 1위 지켰다

삼성전자의 최대 스마트폰 생산기지는 베트남(타이응우옌성, 박닌성)이다. 과거엔 인건비가 저렴하고 바로 현지 판매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국쪽에도 생산라인을 배치했지만, 2019년 마지막 후이저우 공장을 끝으로 현재는 현지에서 모두 철수를 한 상태다. 베트남과 브라질(마나우스, 캄피나스),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으로 생산기지를 분산시켰다.

하지만 애플은 달랐다. 중국 시장에서 이른바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며 견고한 점유율을 이어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작년 9월 애플이 아이폰14를 출시한 뒤 중국 시장에서 약 7주간 판매량 1위를 수성했다. 작년 10월 마지막 주에는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30%를 육박하며 2위 비보(16%)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중국 내 아이폰 철옹성을 구축한 것이다.

현지 생산라인도 그대로 유지했다. 아이폰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팀 쿡 애플 대표는 프리미엄 고가 모델을 생산을 담당하는 정저우 공장 수율을 꾸준히 늘리며 현지 공략 전략을 이어갔다.

팀 쿡의 판단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중국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으로 작년 11월 현지 전역을 봉쇄했고, 애플의 정저우 공장도 타격을 입었다. 한 달 가량 생산이 중단됐고 특히 유럽지역 등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인도와 베트남 등에서 매출 신기록을 세운 애플이 역성장을 했다는 점에서 중국 의존도를 높였던 팀 쿡의 전략은 '실패'로 평가된다.

삼성은 탈 중국으로 반사이익을 누렸다. 작년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수성할 수 있던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일제히 탈중국 전략을 취하는 중이다. 애플은 올해 인도, 베트남쪽 생산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으며 노키아 브랜드로 유명한 HMD글로벌도 탈중국으로 가닥을 잡고 유럽 내 공장 건설을 타진하고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가 2019년 철수한 중국 후이저우 공장

◇한종희, 중국공략은 진행 중 'JDM 물량 확대'

다만 한 부회장은 중국 시장에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생산공장은 철수했더라도 판매처로서의 매력은 여전하다. 생산기지를 인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쪽으로 전환했던 것도 향후 중국 판매를 고려한 조치였다.

중국시장을 공략할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작년부턴 중국 사업혁신팀을 직속 산하에 가동하기도 했다. 신제품에 중국 소비자 만을 위한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탑재하는 등의 시도도 감행했다.

올해부턴 외주 생산 체제인 중국 JDM 물량도 늘릴 예정이다. 전체 생산의 10% 이상을 할당하던 브라질, 러시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중국 JDM을 확대키로 했다. 주로 중저가 제품을 이 방식으로 만든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 사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고, 갤럭시 점유율을 위해선 중국에서의 턴어라운드가 절실하다"며 "중국 소비자들에게 알맞는 특화 솔루션을 고민하고 있으며, 미약하지만 마켓쉐어는 2021년에 비해 2022년 반등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베트남 하노이 인근 삼성전자 법인(SEV)를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 MX사업부는 베트남 생산 의존도도 낮춘다. 지난 2021년까진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는 삼성 스마트폰 물량 비중이 절반을 넘었지만 올해는 40%대로 축소시키기로 했다.

대신 인도에서의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인도는 14억 인구를 거느리고 있어 중국 다음으로 잠재력이 높다. 삼성 MX사업부는 작년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생산력을 1억 대에 가까운 수준으로 늘렸으며, 올해 전체 생산 목표치(3억대 이하)의 21%를 인도에 할당했다.

국내 구미 사업장은 갤럭시S, 폴더블 등 플래그십 생산 '컨트롤타워'로 기능할 전망이다. 비록 전체 물량의 3%을 소화하는 기지지만, 새로운 공정 기술을 선행적으로 적용하고 글로벌 생산기지로 전파하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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