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VC 글로벌 투자 리포트]KB인베, 인도 영토 확장…미국 바이오 직접 공략한다①글로벌플랫폼2호 결성 임박…'Elev8' 손잡고 4번째 역외펀드 모색, 첫 해외법인도 타진

이효범 기자공개 2023-03-09 08:08:42

[편집자주]

국내 벤처캐피탈(VC)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유행 이후 주춤했던 글로벌 투자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국내 VC들은 해외법인을 통한 진출뿐만 아니라 현지 투자회사와 협업를 통해 딜(deal)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더벨은 국내 VC들의 해외 투자 현황과 성과, 키맨, 전략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6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수년전 정부의 신남방정책 바람을 타고 글로벌 투자를 전개했다. 인도를 비롯해 아세안(ASEAN) 국가와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교류를 강화한다는 내용이 정책의 골자다. 이에 발맞춘 KB금융그룹의 VC 계열사로서 현지 공략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또 국내 톱티어(Top Tier) 벤처캐피탈(VC)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해외 투자는 필수적인 요소였다. 운용자산(AUM)이 조단위로 커지면 더이상 국내 투자만으로 외형 성장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VC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해외에서 우량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KB인베스트먼트는 동남아 및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 뿐만 아니라 미국 바이오 시장으로 해외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투트랙으로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첫 해외법인을 미국에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지역과 업종에 따라 확고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동남아 각국 파트너 찾아 역외펀드 결성

KB인베스트먼트는 인도로 투자 영역을 확장한다. 올해 현지 파트너와 공동운용(Co GP)하는 역외펀드를 결성할 전망이다. 낙점된 파트너는 Elev8벤처파트너스(Elev8 Venture Partners)다. Elev8는 인도 뭄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이후 초기기업 투자와 성장단계에 있는 기술 기업 등에 주로 투자한다.

이에 앞서 '글로벌플랫폼펀드2호' 결성이 선행될 전망이다. 결성 규모는 2500억원으로 이달 내로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자자(LP)는 KB국민은행, KB증권, KB캐피탈 등 계열사 자금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콜마그룹 계열사 5곳도 각각 100억원 씩 총 500억원을 투입한다. KB인베스트먼트는 더불어 해외에서도 LP를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플랫폼펀드2호는 해외 투자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결성된다. 이후 재간접 형태로 Elev8과 공동운용하는 역외펀드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국 등에 이어 4번째 역외펀드가 될 전망이다.


KB인베스트먼트가 해외 투자를 본격화 한 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다. 2019년 글로벌플랫폼펀드1호를 결성하고 내부 조직으로 글로벌투자그룹을 신설하면서 출격 준비를 완료했다. 투자가 본격화 된 건 이듬해부터다. 글로벌플랫폼1호는 약정액의 60%를 해외 스타트업에, 나머지를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1호가 타깃으로 삼은 지역은 동남아 중에서도 인도네이사와 말레이시아였다. 2020년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 통신그룹 텔콤(Telkom) 산하의 투자사 MDI벤처스와 손을 잡고 공동운용하는 센타우리펀드를 결성했다. 이듬해인 2021년 말레이시아에서 콸라룸푸르 소재에 있는 RHL벤처스와 함께 히비스커스펀드를 결성했다.

해외 투자 경험이 크지 않은 KB인베스트먼트는 동남아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들과 손을 잡고 결성하는 역외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KB금융그룹의 후광효과를 앞세워 현지 투자 네트워크를 갖춘 파트너들과 윈윈(win win) 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략으로 2020년 5월 글로벌플랫폼1호 결성 초기부터 동남아 지역에 활발한 투자를 실시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0년 해외투자액은 950억원이다. 펀드 결성 초기부터 투자금을 대거 소진하면서 2021년 700억원, 2022년 387억원으로 매년 해외 투자액은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미국 바이오 투자 전략 '역외펀드→직접진출' 방향타

글로벌 전략은 투트랙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인도와 동남아에 집중하고, 업종별로는 미국 바이오 투자에 주력한다. 특히 글로벌플랫폼2호는 1호와 달리 일정 비율로 바이오 투자를 할당하기로 했다. KB인베스트먼트 내 글로벌투자그룹 뿐만 아니라 바이오투자그룹도 펀드 운용에 참여하는 배경이다.

동남아 공략법과 달리 미국 바이오 투자는 현지에 직접 진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그동안 해외에 법인을 두지 않았는데 미국 보스턴에 최초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현지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모기업인 KB금융지주와 협의에 돌입했다. 이 역시도 이르면 이달 내에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KB인베스트먼트는 앞서 미국에 역외펀드를 결성했다. RM글로벌파트너스(RMG)와 손을 잡고 2021년 'RMG-KB 바이오엑세스펀드'를 결성했다. 이 펀드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 곳은 롯데지주, 녹십자 등이 있다. 약정 규모는 700억원 규모다.

미국 보스턴에 법인을 설립하는 의미는 크다. 최초 법인 설립 뿐 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 투자 역량과 노하우를 키우겠다는 포부도 담겨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1상과 2상 임상에 성공하면 통상 IPO를 추진한다. 다만 후기 임상을 위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KB인베스트먼트와 같은 2조원에 육박하는 운용규모로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에 진출할 수밖에 없다"며 "대형 VC로서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성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VC들도 해외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현지에 어떤 형태로 진출해야 할지를 두고 항상 고민하는 대목인데 KB인베스트먼트는 지역과 투자 업종의 특성을 반영해 해외 공략법을 달리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