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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트는 K-순환경제]곳간 두둑한 지앤비에스에코, 왜 CB 발행 나섰나②우수 재무지표 불구 100억 조달, 인수 참여한 '베노홀딩스' 주목…밸류업 가동 시각

조영갑 기자공개 2023-04-13 08:27:41

[편집자주]

순환경제(Cirucular Economy) 시대가 오고 있다. 자원투입→생산→사용→폐기에서 종결되는 선형경제를 탈피하고, 영속가능한 경제 모델이 글로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 역시 'RE100(100% 전력대체)' 행렬에 동참하고, 코스닥·비상장사들은 폐자원으로 다양한 소재를 뽑아내는 등 K-순환경제가 태동하고 있다. 더벨은 K-순환경제의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1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후처리 장비사에서 태양광 발전 등 환경부문으로 모멘텀 축을 옮기고 있는 '지앤비에스에코'가 첫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00억원을 조달한다. 최근 사명변경(지앤비에스엔지니어링→지앤비에스에코)에 이어 대대적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손보고 있는 지앤비에스에코는 투자금을 마중물로 삼아 이차전지 충전, 교체 신사업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앤비에스에코가 발행한 CB의 전략적 가치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재무 여건 상 100억원의 현금이 아쉬운 상황이 아닌데다 부채비율이 매우 낮아 장기 차입를 택할 수 있었음에도 CB를 택한 게 의아하다는 논리다. CB는 보통주로 전환되면 주주의 지분 희석이 뒤따른다. 여기에 신사업을 위한 자금의 용처도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유동성을 비축한다는 명분은 유효할 수 있지만, 지앤비에스에코의 주가 흐름과 재무 상태,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의아한 지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100억 조달 '느닷없이' 에너지 멀티 플렉스 신사업 발표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앤비에스에코는 최근 1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고, 이 유동성을 바탕으로 '에너지 멀티 플렉스'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앤비에스에코가 구상하고 있는 플렉스는 이른바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이다.

내연기관차의 주유시설과 수소차 충전, 전기차 배터리 충전 교환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겠다는 그림이다. 화석연료 기반 구 경제와 친환경 모빌리티 신 경제를 적절히 배합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다양한 재무적 투자자(FI)가 CB 인수에 참여한다. 코스닥 상장사 베노홀딩스가 50억원, ㈜제이에스피아이엔씨가 25억원, 주식회사 티앤비테크 15억원, 김기용 씨가 10억원 물량을 인수한다. 당초 4일 첫 발행공시에서는 베노홀딩스의 자회사인 에프앤리퍼블릭 역시 참여 의사(25억원)를 밝혔으나 납입능력 등을 고려해 베노홀딩스가 에프앤리퍼블릭의 물량까지 소화하는 방식으로 정정했다. 총 53만주 규모로, 보통주 전환시 총 주식수의 7.12%에 해당한다.

지앤비에스에코는 투자금을 운영자금 목적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자금의 용처를 신사업 발굴, 투자로 배정하면서 엇박자를 냈다. 지앤비에스에코는 친환경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투자할 목적으로 올해 10억원, 내년 20억원, 2025년 이후 70억원을 집행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용도는 정해지지 않았다.

용처가 불분명한 동시에 재무적 적절성에도 물음표가 따른다. 지앤비에스에코의 현금흐름과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는 양호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94억원 가량(당좌비율 320.78%)이지만, 지난해 147억원의 순이익을 남겼고, 부채비율도 22.88%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자의 부담은 있지만, 금융권 차입의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박상순 대표의 지분율 역시 23.21% 수준이라 리픽싱을 거쳐 보통주로 전환되면 20%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 콜옵션 조항도 없어 여러모로 리스크가 있다.


◇단기 CB 투자→엑시트 반복한 '제이앤제이' 이력에 주목

업계에서는 인수에 참여한 '베노홀딩스'의 존재에 주목하고 있다. 베노홀딩스는 최근 반도체 팹리스 기업 다믈멀티미디어를 매각하면서 약 300억원의 유동성을 보충했다. 더불어 3월 22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해 투자금을 조달했다. 곳간이 두둑해진 상황에서 외부 투자처로 지앤비에스에코를 낙점한 셈이다.

베노홀딩스를 움직이는 주체는 대주주 '제이앤제이인베스트먼트(제이앤제이)'다. 제이앤제이는 M&A 전문가로 정평이 난 집단이 지분을 쥐고 있는 투자사다. 고상희 씨가 개인 대주주(36.84%)지만, 그 뒤에 M&A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고 씨의 남편 박형준 전 벨에어인베스트먼트(제이앤제이 흡수합병) 대표, 윤정화 크리스에프앤씨 대주주, 윤 이사의 남편 우진석 크리스에프앤씨 대표 등이 버티고 있다.

제이앤제이는 박 전 대표, 우 대표 등이 주축이 돼 젬백스링크, 로라애슐리코리아 등 다양한 투자처에서 성공 스토리를 썼다. 이들은 2021년 베노홀딩스를 인수한 데 이어 바이오 스타트업(베노바이오)을 인수하면서 베노홀딩스의 기업가치를 크게 키운 전력도 있다. 같은 해 인수한 다믈멀티미디어 역시 최근 매각해 적지 않은 차익을 남겼다. 기업가치를 제고해 단기간에 엑시트하는 전략을 지앤비에스에코를 통해서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신사업 분야로 진출해 단순 장비사가 아니라 에코 솔루션 기업으로 기업가치를 키우고 싶은 박상순 대표와 저평가 우량주에 투자하고 싶은 제이앤제이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F&B 등 신사업에 함께 투자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CB의 보통주 전환 기간은 내년 4월부터다. 1년 간 양사가 총력을 다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앤비에스에코 관계자는 "신사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며, 기획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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