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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의 이커머스 전략]'지마켓 창업' 구영배 대표, 10년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올인①싱가포르 거점 해외공략, 글로벌 인프라 활용 '계열사 시너지' 모색

김선호 기자공개 2023-04-25 08:14:53

[편집자주]

지마켓을 창업한 구영배 대표가 큐텐을 앞세워 한국 진출에 나서면서 이커머스시장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품으며 신흥 강자로 떠오른 큐텐은 해외직구·물류 네트워크 경쟁력을 기반으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큐텐의 사업구조와 인수합병(M&A) 전략을 분석하고 국내 이커머스시장에 미칠 파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1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영배 큐텐(Qoo10) 대표(사진)는 창업한 지마켓을 2009년 이베이에 매각하고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에 새 둥지를 틀었다. 당시 이베이 측과 한국에서 10년 동안 경업금지 계약을 맺은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이베이는 싱가포르에서 구 대표와 맞손을 잡았다.

2010년 구 대표와 이베이가 합작법인 큐텐을 설립했다. 사업 초기 구 대표와 이베이는 각각 큐텐 지분 51%, 49%를 보유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베이는 구 대표의 사업 역량과 이커머스 전문성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이후 구 대표와 이베이는 싱가포르에 위치한 큐텐과 큐텐재팬 지분을 2018년에 교환했다. 구 대표가 큐텐 지분 100%를 보유하고 큐텐재팬은 이베이가 지배하는 형태가 됐다. 최근에는 큐텐이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하며 구 대표의 이커머스 청사진이 드러났다.


◇'싱가포르' 해외 전진기지, 글로벌 이커머스 정조준

구 대표는 싱가포르에 큐텐을 설립한 후 이커머스시장을 잠식해나갔다. 현재 싱가포르 이커머스시장에서 큐텐이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지에서 한국식 배달 서비스를 접목해 당일 배송 등을 실현한 게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를 기반으로 인도네시아·말레이사아로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2013년부터 중국에서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고 2019년 샵클루스를 인수하면서 인도시장에도 발을 디뎠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큐텐을 중심으로 현지 업체를 인수하거나 설립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불려나갔다.

큐텐 측은 태국·베트남에 이어 일본·대만 등 동남아·동북아·유럽·미주·아랍권까지 24개국에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네트워크 구축으로 해외 직구 시장에서 전문성을 갖춰나간 것으로 보인다. 큐텐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큐텐 로고 이미지

2021년에는 지마켓을 운영한 이베이코리아의 인수에도 참여했다. 2021년 3월에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매각에 따른 예비입찰에 큐텐도 이름을 올렸다. 구 대표가 지마켓 창업자라는 점 때문에 당시 이베이코리아의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최종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 숏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때부터 한국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나갔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2022년 티몬을 인수하고 그 다음으로 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를 안으면서 드디어 한국 진출에 진출했다. 큐텐을 설립한지 12년만이다.

◇지마켓에 담긴 차별화 전략, 큐텐서도 재현

1966년생인 구 대표는 전남 구례에서 태어나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미국 슐룸베르거에 입사했다. 슐룸베르거는 유전 측정과 자원을 관리하는 서비스 기업으로서 이커머스 사업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그러다 1999년 인터파크에 입사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그는 상품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사내벤처 구스닥(지마켓 전신)을 출범시키면서 이커머스사업을 진행했다. 2000년 자본금 10억원의 설립된 구스닥은 초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새로운 사업모델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구 대표는 구스닥을 지마켓으로 사명을 바꾸고 오픈마켓 방식을 도입했다. 지마켓은 사업 초기 경쟁사보다 저가의 수수료와 등록비를 책정했고 ‘스타숍’을 운용해 소상공인까지 상품 판매자로 끌어들였다.

또한 카테고리마다 담당 MD를 두고 구매율을 분석해 흥행하는 상품을 상위에 노출시키는 방식을 취했다. 현재는 이러한 이커머스 마케팅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이커머스 1세대가 정착하던 시기에는 차별화된 모델이었다.

지마켓이 2005년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1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를 기반으로 구 대표는 큐텐에서 새로운 이커머스 전략을 수립하고 지난해 티몬 인수를 기점으로 한국에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큐텐이 해외 직수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고 이를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가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기반으로 티몬은 올해 3월 매출을 확인한 결과 큐텐 인수 이전인 6개월 전(2022년 9월) 대비 해외 직구 거래액이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큐텐 관계자는 "티몬 인수로 증명한 성공 방식을 위메프에도 적용하고 그룹사간 시너지를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큐텐의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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