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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앞둔 고팍스의 시간]완전자본잠식 상태…바이낸스, 추가 지원 가능성은①결손금 742억 발생, 고파이 충당부채 566억…"추가 자금 계획 있다"

노윤주 기자공개 2023-04-26 13:48:08

[편집자주]

글로벌 1위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고팍스를 인수한다. 예치이자 상품 원리금 지급 중단으로 위기에 빠진 고팍스의 구원투수를 자청했다. 남은 절차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획득이다. 고팍스는 이사회를 바이낸스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금융당국에 사업자 변경신고를 제출한 상태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수 마무리를 기다리고 있는 고팍스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1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스트리미)는 지난해 76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난에 부딪히면서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설상가상 가상자산 예치이자 상품인 '고파이'의 원리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해당 금액이 고스란히 부채로 잡혔다.

현재 고팍스는 자본금이 마이너스(-)539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고파이 원리금을 포함한 당기순손실이 906억원으로 잡히면서 결손금이 741억원으로 불어났다. 고객 자산을 보관하는 거래소가 자본잠식인 것은 사업자 변경신고에 적신호가 될 수 있다. 고팍스는 이를 충분히 인지, 신고가 완료되면 주주와 협의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파이 566억원' 타격 컸다…740억원대 결손금에 자본잠식

고팍스는 지난해 결산 기준 결손금 742억원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9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다. 작년 한동안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매출 15억원에 영업비용은 780억원이 나와 순손실이 크게 증가했다.

영업비용 중 566억원은 고파이 원리금 지급 지연에 따른 충당부채다. 고파이는 회원이 가상자산을 맡기면 정해진 기간 안에 이를 운용해 원금에 이자를 더해 지급하는 상품이다. 지난해까지 고팍스 2대주주였던 디지털커런시그룹(DCG)의 자회사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이 운용을 맡았다.


그러나 글로벌 2위 가상자산거래소 FTX 파산 여파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제네시스는 운용상품 입출금을 중단했다. 이에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고파이 원리금 상환도 지연되면서 해당 금액이 고스란히 충당부채로 전입됐다.

새로운 최대주주가 될 바이낸스는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고팍스에 신규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투입 규모는 고파이 부채에 해당하는 약 560억원이다. 해당 금액은 바이낸스 산업회복기금(IRI)에서 출자한다.

하지만 바이낸스가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결손금을 모두 충당하지 못한다. 약 180억원 정도의 결손금이 남게 된다. 결손금 해소는 바이낸스와 고팍스가 상의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자금 추가 투입 의향 있는 바이낸스…관건은 신고 수리

고팍스의 재무상태는 변경신고 수리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금융회사의 경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는다. 재무건전성 부실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저축은행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상장사는 2년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을 기록할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는다. 완전자본잠식이라면 바로 상폐 절차를 밟는다.

현재 가상자산사업자와 관련된 유일한 법안인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는 자본잠식 요건이 담겨 있지 않다. 그러나 전통 금융사들을 관리해 오던 금융당국이 이를 예의주시하며 고팍스 측에 추가 자료를 요청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원화 입금이 가능한 주요 5개 거래소 중 자본잠식 상태인 곳은 고팍스가 유일하다. 대기업 반열에 오른 두나무(업비트)는 2조3134억원의 이익잉여금과 3조1129억원의 자기자본을 갖고 있다. 대형사인 빗썸 역시 이익잉여금 1조1144억원, 자기자본 1조1824억원을 확보 중이다.

코인원은 영업적자에도 680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아 702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했다. 코빗은 172억원의 결손금이 발생했으나 신규 투자유치를 통해 상쇄하면서 자기자본은 549억원이다.

고팍스와 바이낸스도 재무건전성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자본잠식에 더해 결손금까지 해결할 의지도 피력했다. 고팍스 관계자는 "재무상 문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최대주주 변경 역시 조속한 운영 정상화를 위한 것이기에 자본잠식 해결이 필요하다는 것에 양사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정된 금액 외)추가 자금 투입 계획은 당연히 있다"며 "운영에 문제가 없을 수준으로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금융당국의 신고수리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는 국내서 원화 입출금이 가능한 가상자산거래소를 인수할 수 있다면 초과 자금을 얼마든지 투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파이 고객들을 위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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