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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1st 감사보고서 분석]콘텐츠퍼스트, K웹툰 글로벌 매출 400억 '코앞'①태피툰 누적 회원수 800만 돌파…'팬데믹 효과' 2020년부터 고속 성장

김진현 기자공개 2023-06-15 08:49:32

[편집자주]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한 스타트업은 외감법을 적용 받는다. 상장을 계획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자산이나 매출이 500억원 이상이면 대상이다. 또는 △자산총액 120억 △부채총액 70억원 △매출 100억원 △종업원 100명 등 4개 조건 중 2개를 충족해도 해당한다. 외감법 적용 결과물은 감사보고서다. 특히 첫 감사보고서는 실적을 비롯해 각종 재무 지표, 현금흐름, 주주구성 등 그간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정보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스타트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2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콘텐츠퍼스트는 '웹툰'이란 장르의 확장성을 알아보고 빠르게 해외 시장을 공략하며 성장해왔다. 콘텐츠퍼트스는 누적 회원수 800만명 이상을 확보한 글로벌 플랫폼 '태피툰(Tappytoon)'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국내 웹툰 전성기던 시절 콘텐츠퍼스트는 누구보다 빠르게 해외로 눈을 돌렸다. 양질의 국내 콘텐츠를 활용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을 거라 봤다. 노력의 결과는 글로벌 도전 4년차인 2020년을 기점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콘텐츠퍼스트가 올해 처음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게 된 건 빠른 매출 성장 덕이다. 매출액 100억원, 종업원 수 100명의 조건을 달성해 외감법 적용 대상이 됐다. 매출은 이미 2020년을 기점으로 100억원을 넘었으나 올해 인력 확충을 통해 종업원수가 107명(5월 기준)까지 늘었다.

◇'고속성장' 태피툰, 효율 운영 방점 찍고 '숨고르기'

콘텐츠퍼스트는 2016년부터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태피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3년 설립 이후 초기에는 국내에서 유행하던 모션툰(움직이는 형태의 웹툰)을 서비스했다. 트랜드였던 모션툰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면 누구보다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국내와 달리 해외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는 게 콘텐츠퍼스트에겐 악재였다. 일반 웹툰 대비 저장 용량이 큰 모션툰은 해외 인터넷 환경에서 소비하기가 쉽지 않았다. 앱이 무겁고 느리다는 독자들의 부정적 의견으로 인해 모션툰 서비스는 과감하게 접게 됐다.

콘텐츠퍼스트의 성장은 피벗을 통해 '웹툰 번역'에 집중하기 시작한 시기부터 본격화됐다. 당시엔 불법 사이트를 통해 국내 웹툰이 번역돼 유통되고 있었다. 수요는 있다는 의미였다. 번역의 질을 높여 시장을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자체 '스타일 가이드'를 만들어 번역에 공을 들인 태피툰 서비스는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를 기점으로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콘텐츠퍼스트 매출액은 2019년 76억원에서 2020년 247억원으로 225% 성장했다. 2021년에는 매출액 3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6% 성장했다.

빠른 성장을 이어오던 콘텐츠퍼스트의 매출액은 지난해에는 2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9%(69억원) 감소한 상황이다. 콘텐츠퍼스트는 코로나19 확산 시기 외출을 자제하며 빠르게 유저 유입이 증가했다.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신규 유저 유입 속도가 둔화된 게 매출 감소 원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생필품 등 필수적 지출이 아닌 경우 지갑을 닫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매출 감소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콘텐츠퍼스트 관계자는 "플랫폼 비즈니스만 보자면 2020년, 2021년 급성장 이후 2022년에 전년 대비 감소를 보였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포스트 코로나19 환경에서 유저 베이스 확대 속도가 둔화됐고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가 큰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콘텐츠퍼스트는 이러한 대외적 환경을 의식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효율 중심의 운영을 하기로 결정했다. 콘텐츠 라이선스 비용을 줄이는 등 효율적인 운영으로 전환하면서 4분기 중에는 유의미한 전환이 일어났다. 매출액이 전년 대비 19% 감소에 그친 것도 이러한 효율 중심의 운영 덕이었다.

◇M&A 자회사 매출 성장, 플랫폼 매출 하락 '상쇄' 효과

콘텐츠퍼스트는 감사보고서 상 개별 기준 재무제표만을 기입했기 때문에 매출 감소 착시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한다. 콘텐츠퍼스트는 2022년 결산 기준 첫 감사보고서 제출 대상 기업이다. 다만 별도 기준으로 감사보고서를 작성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이해 회계 규제를 합리화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비상장사의 연결 재무제표 작성 범위를 외감법 적용 대상 종속기업만 포함하도록 했다. 콘텐츠퍼스트의 두 자회사 모두 외감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에 연결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콘텐츠퍼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가 증가했다. 콘텐츠퍼스트는 지난해 콘텐츠 제작사 씨엔씨레볼루션, 마루코믹스를 투자·인수했다. 양사의 감사보고서 상 매출액은 각각 72억원, 32억원으로 합하면 104억원이 된다. 콘텐츠퍼스트의 단독 기준 매출과 합하고 일부 내부거래 매출을 제외하면 콘텐츠퍼스트가 밝힌 390억원의 매출액이 사실이라 볼 수 있다.

콘텐츠퍼스트는 씨엔씨레볼루션과 마루코믹스 투자·인수로 자체 콘텐츠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기업인 넷플릭스 등을 보더라도 자체 콘텐츠의 화제성이 플랫폼 매출과 직결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지난해 3월 이후 인수 작업을 진행한 까닭에 재무제표 상으로는 104억원의 매출만이 반영됐지만 실제로 양사의 매출을 모두 합하면 지난해 140억원 가량 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2023년 매출액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콘텐츠퍼스트의 매출 구성은 플랫폼 내 발생하는 콘텐츠매출과 플랫폼 광고 매출, 그리고 타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기타매출로 구성된다. 여기에 종속 법인의 콘텐츠 제작을 통한 판매 매출이 더해져 연결 기준 매출액이 집계되는 셈이다.

콘텐츠퍼스트 관계자는 "중소기업 공시 부담을 덜기 위해 회계 기준이 완화되면서 별도 기준의 재무제표를 공개하다보니 매출액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게 됐다"며 "자회사 매출을 포함해 꾸준히 매출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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