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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레드스톤에스테이트, 그룹 지원에 달린 '명운'잇단 적자에 완전자본잠식…테마파크 개장 지연 여파, 오너 리스크도 부각

이경주 기자공개 2023-06-19 07:21:53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16: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명소노그룹 오너일가인 서경선 대명건설 대표가 개인적으로 운영해온 기업 레드스톤에스테이트(옛 제주동물테마파크)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레드스톤에스테이트는 제주에 동물테마파크를 짓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는데 도민의 반대로 계획이 지연돼 매출 없이 수년간 적자만 내왔다. 특히 지난해는 자산일부를 손해를 보며 매각해 순손실이 대거 발생했다. 그룹 지원이 없다면 사업 유지가 어려운 상태로 평가된다.

◇그룹 편입 후 첫 잠식…2019년 서경선 대표가 인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레드스톤에스테이트는 2022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7억8100억원이다. 자본총계는 크게 납입자본금과 잉여금(자본·이익) 등으로 구성되는데 적자누적으로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을 까먹기 시작하는 상태가 부분자본잠식이다.


완전자본잠식은 납입자본금까지 모두 바닥나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접어든 상태다.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되면 기업이 존속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돼 외부로부터 자금조달이 불가능해 진다. 레드스톤에스테이트가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된 것은 대명소노그룹에 편입된 이후 처음이다.

제주동물테마파크는 본래 제주도 향토기업 4곳(탐라사료 등)이 동물테마파크 사업을 하기 위해 2003년 설립한 기업이다. 초기엔 제주마와 흑우, 흑돼지 등 재래가축과 토종식물을 내세운 축산관광 개발사업을 하는 것이 목표였다. 2007년 제주도로부터 관광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자금난으로 2011년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수차례 사업자가 바뀌었는데 2016년에 대명소노그룹 주력사인 대명레저산업(현 소노인터내셔널)이 제주동물테마파크 지분 100%를 67억원에 인수했다. 더불어 사업목적도 사자와 호랑이, 코끼리 등 50종의 동물을 들여오는 사파리 형태로 바꿔 2017년 12월 제주도에 재착공을 통보했다.

서경선 대표가 제주동물테마파크를 개인사업화 한 것은 2019년이다. 자신이 세운 서앤파트너스란 기업을 통해 제주동물테마파크 지분 100%를 대명레저산업으로부터 138억원에 사들였다. ‘서 대표→서앤파트너스→제주동물테마파크’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더불어 2022년엔 사명을 레드스톤에스테이트로 바꿨다.

◇도민반대로 개장 지연…고정비 부담에 자산손실 겹쳐

사파리형 테마파크를 추진한 것이 문제였다. 사업지인 제주도 선흘2리 주민들이 반발했다. △인근에 맹수가 들어서는 것이라 우려스럽고 △분뇨 등에 의한 오염 △생태계 교란 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관할 당국인 제주도는 2021년 3월 개발사업심의위원회를 열어 해당 사업을 부결 처리했다. 서 대표는 계획이 무산되자 승마 중심으로 테마파크 사업성격을 바꿨다. 2022년 11월 재차 진행된 사업 심의에서 축산체험시설과 숙박시설, 휴양문화시설 등을 건설하겠다는 사업 취지를 밝혔다.

서 대표 입장에선 상당한 노력이 무위로 돌아갔다. 레드스톤에스테이트는 그룹 편입 직후인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 동안 매출 없이 고정비만 지출해왔다. 6년 누적 영업손실이 37억원이다. 사업자금을 대명소노그룹이 차입으로 충당해준 탓에 지출한 이자비용도 적지 않다. 같은 기간 누적 이자비용은 47억원이다.


그간 건설한 자산도 헐값에 매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투자한 금액(자본적지출)은 총 63억원 규모다. 지난해 평소보다 큰 규모로 당기순손실 6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와 무관치 않다.

레드스톤에스테이트는 지난해 영업외비용으로 49억원 규모 유형자산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손익계산서에 기재했다. 건설 중인 자산을 매각한 결과다. 유형자산손상차손은 해당 자산을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함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규모를 뜻한다.

이에 2021년 말까지만해도 레드스톤에스테이트는 자본총계가 53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말엔 마이너스 7억원으로 바뀌었다. 그간 누적된 영업손실로 인해 결손금이 2021년 말 기준 209억원이었는데 2022년 당기순손실(61억원)까지 더해져 그해 말 결손금이 270억원으로 불어난 여파다.


◇그룹 지원에 달린 사업…소노인터가 190억 도움

본래 그룹 자금에 기댄 사업이었는데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이 294억원인데 완전자본잠식 상태기 때문에 자산 전부가 빚이다. 자산과반은 그룹이 빌려준 차입금이 차지하고 있다.

총차입금은 283억원이다. 소노인터내셔널에게 빌린 장기차입금 170억원이 가장 크다. 연이자율은 4.6%이고, 2027년 12월에 일시불로 상환하기로 약정했다. 서경선 대표도 레드스톤에스테이트에 100억원을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있다.

레드스톤에스테이트는 상환 부담을 채권자들이 낮춰 준다 해도 사업비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700만원에 불과하다. 사업추진이 정상화된다해도 운영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 한다.

결국 그룹 추가지원 여부에 사업명운이 달렸다. 서 대표가 사업과 관련해 최근 형사처벌을 받은 것은 대명소노그룹이 추가 지원을 하는데 부담이다. 올 5월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강민수 판사)은 배임증재 혐의로 서 대표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사파리형 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할 당시 주민반대를 무마시키기 위해 사업예정지 마을이장에게 부정 청탁을 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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