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기업과 협력하는 이유는 오랜 경험에서 나온 품질과 기술 때문이다."

장 밥티스트 페르노 ACC(오토모티브셀컴퍼니)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진)는 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3'에서 더벨과 만나 한국 이차전지 업계의 강점에 대해 확신했다.

ACC는 글로벌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 산하의 샤프트가 2020년에 합작 설립한 프랑스 최대 이차전지 제조사다. 2021년에 메르세데스 벤츠가 투자해 3대 주주로 합류했다.

국내 기업 중 이차전지 장비 제조사인 티에스아이와 피엔티, 하나기술 등이 ACC의 주요 협력사다. 페르노 COO는 이들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1년에 최소 한 번은 방한하고 있다. 그는 "유럽 산업계가 바라는 건 한국 기업을 투자자로 끌어들여 유럽 현지에서 생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노 COO는 4공장 투자 계획에 대해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ACC는 현재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에 각각 이차전지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기가팩토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70억 유로(약 9조7000억원)를 투자해 총 120GWh 규모의 이차전지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프랑스 두브린에 짓는 1공장은 최근 준공을 완료해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2공장은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 3공장은 이탈리아 테르몰리에 건설된다. 두 공장의 상업 가동 시점은 2025년이다. 그는 "네 번째 계획이 필요한 시점을 찾으면 시장에서 재평가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ACC의 주력 폼팩터는 각형이다.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기반이 이차전지를 생산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니켈 비중을 80%에서 90%로 올린 하이니켈 양극재 기반의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게 목표다. 2028년까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페르노 COO는 가격 경쟁력이 높아 주목받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전지에 대해 "연구는 하고 있지만 현 단계에서 개발 수준을 자세히 말할 수 없다"며 "디자인 개선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식으로도 기존 NCM 전지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특정 폼팩터가 제일 우수하다는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용 이차전지를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더 정확한 답변은 그들에게 들어야 한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어떤 자동차 회사든 하나의 공급망에 의존하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노 COO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이차전지 셀 제조사와 경쟁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우리는 신생회사여서 (한국 기업을)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우리만의 품질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와 이차전지 산업의 공통 목표는 전기차를 주류로 만들기 위해 더 저렴한 차량을 만드는 것"이라며 "기업들의 실적과 투자는 비교되고 있지만 같은 목표를 위해 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