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캐피탈, 때 아닌 대규모 배당…재무 부담 없나 배당액 3800억, 총 자본 대비 30%…"계열사간 효율적 자원 분배"
이기욱 기자공개 2023-06-21 07:26:35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5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캐피탈이 때 아닌 대규모 중간 배당에 나섰다. 금리 인상,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출범 이후 최대 규모로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배당금액이 현 자본 규모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재무 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측은 한투캐피탈의 기업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투캐피탈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현금배당 안건을 결의했다. 지난 3월까지만해도 2021년도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으며 2년 연속 무배당 기조를 이어갔지만 3개월만에 돌연 중간 배당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한투캐피탈이 중간 배당을 실시한 것은 2014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배당 금액도 출범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주당 3만7330원씩 총 3800억원을 배당한다. 배당 예정일은 오는 29일이며 100% 모회사인 한투금융지주가 전액 수령하게 된다. 지난해 한투캐피탈 당기순이익(1294억원) 기준 배당성향은 293.7%에 달한다.
앞서 한투캐피탈은 지난 3월 유상증자를 통해 4400억원 규모 자본확충에 나선 바 있다.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맞춰 자본비율과 유동성비율 등 주요 재무 지표를 크게 개선시키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12월말 161.04%였던 유동성비율은 3월말 456.52%로 295.48%포인트 높아졌으며 조정자본비율도 14.23%에서 22.02%로 7.79%포인트 개선됐다.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조정레버리지배율도 7배에서 4.3배로 낮아졌다. 하지만 중간배당이 실시되고 나면 다시 레버리지배율은 5.7배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자기자본비율과 유동성비율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3월말 기준 한투캐피탈의 자본총계는 1조2519억원으로 나타났다. 배당액 380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0.35% 수준이며 이를 단순 차감할 경우 총 자본은 약 8700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총 자산도 기존 5조3925억원에서 약 5조원 정도로 줄어든다고 가정할 경우 자산 대비 자본의 비중은 23%에서 17%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 올해 예상되는 실적 부진을 고려할 경우 재무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투캐피탈의 올해 1분기 순익은 32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70억원) 대비 12.2% 줄어들었다.
한투캐피탈의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상 상대적으로 부실 리스크가 커 높은 충격흡수 능력이 요구된다. 1분기말 한투캐피탈의 영업자산은 5조2880억원이며 대출채권이 4조4406억원(84.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투자금융(15.6%)과 신기술사업(0.4%)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캐피탈업계에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자동차할부금융, 리스 등 영업은 취급하지 않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영업자산의 40% 정도가 부동산PF대출, 부동산담보대출 등 부동산금융자산에 해당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말 2.38%에서 2.88%로 높아지는 등 건전성도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투금융 측은 한투캐피탈의 기업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그룹 차원의 위기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분기말 기준 한투금융의 총 자산은 92조3053억원에 달하며 자본총계도 7조9972억원으로 나타났다.
한투금융은 배당액을 그룹 계열사간 효율적 자원 분배에 활용할 계획이다. 과거에도 한투캐피탈의 배당은 실적과 무관하게 그룹 차원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일례로 2017년에는 408억원의 순익을 거둔 후 360억원을 배당했다. 기존 최고 금액이다. 반면 1034억원의 순익을 시현하며 전년(811억원) 27.5% 실적 개선을 이뤄냈던 2021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번 배당의 정확한 사용처가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한국투자증권 유상증자 등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투증권은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한투금융 관계자는 "그때 그때 시점에 맞춰 각 계열사에 효율적으로 자본을 재분배하기 위해 증자와 배당을 실시한다"며 "그것이 지주사의 기본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투캐피탈에 자본이 필요해질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재무상 큰 무리가 가는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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